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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엔 대체한다"는 평화위원회 첫 회의…韓 옵서버 참석

중앙일보

2026.02.18 21:20 2026.02.1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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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흑인 역사의 달 행사’에 참여해 박수를 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 평화 정착을 위해 창설을 주도한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첫 회의가 19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출범을 공식 발표한 이후 처음 열리는 회의로 20여 개국 대표가 참석할 전망이다.

한국은 참여 여부를 아직 검토 중인 단계인데, 김용현 전 주이집트 대사가 이번 회의에 옵서버로 참석한다. 조현 외교장관 특사 자격으로 참석해 평화위원회 논의 상황을 지켜볼 방침이다. 한국 외에 일본·이탈리아·그리스·루마니아·키프로스 등도 옵서버 자격으로 이번 회의에 참석한다.



가자 재건 50억달러 기금 발표

워싱턴의 ‘트럼프 평화연구소’에서 개최되는 이번 회의에서는 회원국 대표들이 모여 가자지구 평화 정착 및 재건 전략을 중점 논의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원국들이 가자지구 재건 및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약속한 50억 달러(약 7조2600억원) 규모의 기금에 대해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이번 회의에서 최대 12억50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을 가장 많이 해 온 아랍에미리트(UAE)도 평화위원회에 10억 달러 이상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50억 달러의 가자지구 지원 기금과 관련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자금의 관리·감독 책임은 평화위원회가 맡을 것이라며 “모든 회원국들이 자금 배분에 대한 투표권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안정화군 및 경찰 배치 공식화

이번 회의에서는 가자지구 치안 유지를 위해 투입될 수천 명의 국제안정화군(ISF)과 현지 경찰 인력의 배치 계획도 공식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가자지구 안보군으로 8000명의 병력을 보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가자지구 남부의 도시 라파에 영구주택 10만 채, 교육 시설 200곳, 의료센터 75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이번 회의에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가자지구 평화 구상을 공식 제안한 데 이어 지난 1월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행사에서 평화위원회 출범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약 60개국에 평화위원회 참여를 초청했는데, 현재까지 헝가리 등 20여 개국이 가입을 결정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56차 세계경제포럼(WEF) 기간 중 국제 분쟁 해결을 목표로 한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창설 선언식’에서 각국 대표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위원회 헌장에 서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참여국 상당수, 트럼프 비위 맞추려는 것”

중동에서는 이스라엘을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모로코·바레인·이집트가 일찌감치 참여 의사를 밝혔고, 이후 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요르단·카타르·쿠웨이트도 합류했다. 아르헨티나·파라과이·카자흐스탄 등 가자 문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국가들도 참여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가디언은 “참여 국가 상당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를 맞추고자 그의 핵심 정책인 평화위원회에 참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영국·프랑스·독일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은 참여에 선을 그으며 평화위원회에 거리를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직접 의장을 맡는 평화위원회의 ‘유엔 대체 가능성’을 스스로 언급하는 등, 유엔을 대신하는 국제 분쟁 해결기구로 키우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유엔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지만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며 국제 분쟁 해결 기구로서 본연의 기능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바티칸 불참 결정에 백악관 “유감”

바티칸 교황청이 17일 “평화위원회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것도 유엔 중심의 기존 국제질서가 훼손될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교황청 국무위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국제적 차원의 위기 상황은 무엇보다 유엔이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우리는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고 불참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재건을 위한 매우 담대하고 야심찬 계획과 비전을 갖고 있으며, 평화위원회는 전 세계 수십 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합법적인 기구”라며 “(바티칸의) 이번 결정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당초 19일 가자지구 문제를 논의하는 고위급 회의를 열기로 했다가 일정을 하루 앞당겨 18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평화위원회 첫 회의가 19일로 잡히면서 두 회의에 모두 참석해야 하는 각국 외교관들의 일정상 편의를 감안한 조치였다. 가자지구 문제를 다루는 국제 다자 회의가 하루 간격으로 잇따라 열리면서 평화위원회가 유엔의 다자주의 원칙을 훼손시키고 미국 중심의 글로벌 거버넌스를 구축하려 한다는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다.



김형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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