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혐오발언 등 '유럽 검열 우회' 포털사이트 개설 준비"
freedom.gov' 주소 포털 사이트…'디지털 자유 확대'가 명분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 등 각국이 차단한 온라인 콘텐츠에 접근이 가능한 포털 사이트 개설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1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국무부가 '디지털 자유' 확대를 명분으로 이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등이 혐오 발언이나 허위 정보, 테러 선전 등으로 분류해 삭제하거나 차단한 콘텐츠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 기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플랫폼에 접속하는 사용자들은 인터넷 접속 위치가 미국으로 표시되는 가상사설망(VPN) 기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관리자는 사용자 활동을 추적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포털 사이트는 '자유'라는 뜻의 'freedom.gov'를 도메인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외교정책의 핵심 의제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EU가 지난 2022년에 도입한 디지털서비스법(DSA)에 대해 공개적으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대형 온라인 플랫폼의 불법·허위 콘텐츠와 혐오 발언 등에 대한 규제를 담은 이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라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DSA를 반대하는 것은 온라인 정치 콘텐츠 규제에 가장 민감해하는 유럽 내 우파 정치세력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유럽이 '문명의 소멸' 위기에 처했다고 규정하면서 반(反)이민을 내세운 유럽 우파의 움직임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천명하기도 했다.
EU는 2008년 이후 혐오 표현과 유해한 허위 정보에 대한 플랫폼 사업자의 삭제 의무를 강화했다.
독일의 경우 지난해 테러를 지지하거나 선동한다고 판단한 콘텐츠에 대해 482건의 삭제 명령을 내렸고, 1만6천771건의 게시물을 삭제했다.
미국 국무부는 최근 개최된 뮌헨안보회의에서 포털 사이트를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미뤄졌다는 후문이다.
국무부 내부 법률 검토 과정에서 포털 출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법률적인 문제가 없더라도 외교적으로 작지 않은 파장이 일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국이 타국 시민들에게 자국 법률을 우회하도록 장려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털이 출범할 경우 무역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그린란드 등을 둘러싸고 긴장이 높아진 트럼프 행정부와 유럽 동맹국 간 관계에 또 다른 불안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무부는 "유럽을 특정해 검열을 우회하는 계획은 없다"면서도 "디지털 자유는 국무부의 우선순위"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고일환
저작권자(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