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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8조8000억”…행정통합법안 반대 결의한 대전·충남도의회

중앙일보

2026.02.18 22:47 2026.02.1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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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와 충남도의회가 대전·충남 행정통합 법안에 반대한다고 결의했다.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소위에서 통과된 법안이 지난해 10월 성일종 의원 발의로 국회에 제출된 법안과 차이가 크다는 게 핵심 이유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통합을 멈추면 대전·충남 뒤처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통합법안 비교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이 지난 12일 오후 대전역 서광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충남 졸속통합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대전시의회 "행정통합법 반대"결의

대전시의회는 19일 제29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대전시장이 제출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의결한 특별법안에 따른 대전광역시와 충청남도 행정구역 통합에 관한 의견청취의 건'을 반대 의견으로 가결했다. 지방자치법 5조에 따르면 자치단체를 폐지·설치, 또는 나누거나 합칠 때는 주민투표를 하거나 관계 지방의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대전시의회는 전체 시의원 21명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이 16명으로 다수를 차지한다. 이날 민주당 의원 2명은 불참했다. 앞서 대전시의회와 충남도의회는 지난해 7월 대전시장과 충남지사가 제출한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구역 통합에 관한 의견 청취의 건'을 상정해 원안 가결한 바 있다. 이에 한차례 의결된 사항인 만큼 재의결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대전시의회는 지난 10일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시행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지난 10일 대전시의회 본회장에서 열린 제29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진오 국민의힘 대전시의원이 발의한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시행 촉구 결의안이 재석 18, 찬성 16, 반대 2로 가결되고 있다. 뉴스1
대전시의회 이중호 의원은 "행안위에서 통과된 법안이 지역과 협의 없이 급하게 추진됐고, 당초 법안에 담겼던 재정·권한 등 이양 등 실질적 내용이 불분명해졌다"며 "통합에 따른 구체적 이익이 무엇인지 정부가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시의회 안경자 의원은 "통과된 법안대로라면 대전시는 폐지되는 구조"라며 "대전 시민이 법안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충남도의회도 이날 제36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같은 내용의 안건을 가결했다. 재석 의원 41명 가운데 찬성 28명, 반대 12명, 기권 1명으로 집계됐다. 도의회는 또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의 지방재정권 등 통합특별시 권한 강화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장우 "이런 법이라면 통합 안 하는 게 낫다"
이와 관련,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민투표가 불발되면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분권과 균형발전 취지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법안으로 통합을 추진할 바에는 안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정통합 의결을 위해 열린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통합법안 "재정 지원 규정 모호"

대전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소위를 통과한 충남대전 특별법안 대안이 지난해 대전과 충남이 만든 법안은 물론 민주당의 원안보다 후퇴했다고 지적한다.

성일종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에는 양도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 등 국세의 일정 비율을 특별시에 이양하도록 했다. 또 대전·충남 보통교부세 총액의 6%와 특별시 보통교부세 부족액을 25%이내에서 보정하도록 했다. 또 과학기술진흥기금을 국가가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를 통해 연간 8조8774억원을 특별 자치단체에 지원하는 게 핵심 내용이었다. 반면 행안위 소위를 통과한 법안에는 이런 규정이 담겨있지 않다. 당초 여당 안에 포함됐던 자치구의 보통교부세 직접 교부 조항도 행안위를 통과한 특별법 대안에선 빠졌다.

이장우 대전시장(왼쪽)이 지난 6일 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안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예비타당성 면제 신청 조항의 경우 성일종 법안에서는 10년간 투자심사와 예비타당성 면제 규정이 있지만, 행안위 통과 법에는 명확한 규정없이 '각종 사업별로 국가사업에 우선 반영할 수 있다'는 추상적 표현으로 대체하고 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권한 이양 부분도 법안별로 상이하다. 성일종 발의안에는 특별지방행정기관 특별시 이관을 의무화했지만, 행안위 통과 법안에는 ‘재량’으로 규정했다. 행정 통합 제반 비용이나 첨단전략산업육성 국가지원도 부분도 의무(성일종 법안)에서 재량(행안위 통과법안)으로 바뀌었다. 특별시 경찰청장을 특별시장이 임명 동의권도 성일종 법안이 의무지만 행안위 통과 법안은 재량으로 했다.



조승래 "조속한 본회의 통과"촉구

민주당은 반박했다. 조승래(대전 유성갑) 민주당 사무총장도 이날 대전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재의결한 사례가 없어 청취 결과에 효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조 사무총장은 “연간 최대 5조 원, 4년간 20조 원 규모 지원이 예정된 상황에서 통합을 멈추면 대전·충남만 낙오할 수 있다"며 대전·충남 통합 특별시법의 조속한 본회의 처리를 촉구했다. 민주당 장종태(대전 서구갑) 의원은 “법인세 배분 요구는 국가 조세 체계를 흔드는 일이어서 재정경제부도 동의할 리 없다”라며 “오히려 ‘재정 특례’근거를 두고, 매년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실질적인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전 서구 둔산사회복지회관에서 열린 대전·충남 통합 타운홀미팅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대전시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전시의회가 시민을 우롱하는 '정치 코미디'를 강행하고 있다"며 "불과 7개월 전 자신들의 손으로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던 '행정통합' 안건을 스스로 뒤집은 것은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폭거이자, 의회 스스로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자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방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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