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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인 점지? 尹 계획 치밀했다" 12월 3일 소름돋는 이유 [실록 윤석열 시대 2]

중앙일보

2026.02.18 23:23 2026.02.19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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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록 윤석열 시대 번외편

왜 12월 3일? 김건희는 왜 무관?...특검팀 결론에 이런 배경 있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에도 불구하고 더께나 원혼처럼 국민 뇌리에 달라붙어 있던 모든 수수께끼가 씻겨 내려간 건 아니다. 법적 판단의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 이하 특검팀) 공소장이나 1심 판결문에 담기지 않은 의혹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다. KTV 캡처

핵심은 역시 ‘윤 전 대통령은 왜 12월 3일에 계엄을 단행했을까’와 ‘김건희 여사는 정말로 계엄에 관여하지 않았을까’다. 2024년 12월 3일은 화요일, 즉 국회의원들이 손쉽게 계엄 해제를 할 수 있었던 평일 밤이었다. ‘의원들이 지역구로 대거 내려갔을 주말에 했다면 손쉽게 계엄 해제 의결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왜 평일에 했을까’라는 의문이 가시지 않은 이유다. 그 택일(擇日) 미스터리가 쉽게 해소되지 않았던 탓에 ‘무속인 점지설’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15일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무속의 개입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잘라 말했다.

이재명·한동훈 등 일괄 체포가 핵심이었다
특검팀의 택일 관련 잠정 결론은 계엄 세력이 핵심 인사 10여명의 일괄 체포 성공을 위해 그날을 선택했다는 것이었다. 중앙일보의 프리미엄 유료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에 ‘실록 윤석열 시대 2’를 연재 중인 취재팀은 특검팀 내외부 인사들을 취재해 확인한 내용이다. (*이하 직함은 당시 기준)
내란특검팀 박지영 특검보가 체포 대상자들의 명단이 담긴 이른바 '여인형 메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계엄군의 체포 대상자는 이른바 ‘여인형 메모’ 기준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또는 출신인 이재명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이학영 국회부의장, 박찬대 원내대표,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 김민석 의원,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그리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명품백 사건’의 주인공인 최재영 목사, 김민웅 촛불행동 공동대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방송인 김어준씨, 조해주 전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이었다. 공소장 등에 따르면 김명수 전 대법원장,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 등도 체포 대상으로 거론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다수 인원 체포에 성공하려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여서 한꺼번에 다 잡아야 한다. 개별 체포에 나섰다가 보안이 새면 다 놓칠 우려가 있어서 체포 대상자들이 비교적 좁은 공간에 모여있을 때 한꺼번에 움직이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이 주목했던 게 계엄 다음날인 12월 4일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에 대한 탄핵 표결(이하 탄핵표결)이 예정돼 있었다는 점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여야 정치인 등 핵심 체포 대상자들이 표결 전날 밤에는 서울에 있을 가능성이 컸던 만큼, 바로 그 표결 전날이 적기였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만일 주말에 계엄을 단행했으면 체포 대상자들이 지역구 등 전국에 흩어져 있었을 가능성이 커 일괄 체포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엄의 핵심이었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왼쪽). 중앙포토

탄핵표결일은 12월 2일 국회에서 확정될 예정이었다. 특검팀은 이에 따라 이들이 하루 전인 12월 1일 ‘스탠바이’(대기) 상태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공소장 등에 따르면 12월 1일 윤 대통령, 김용현 국방부 장관, 곽종근 특전사령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등이 상호 또는 부하들에게 ‘대기 명령’성 지시를 내린 사실이 다수 포착된다.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왼쪽부터). 연합뉴스·뉴스1

국회는 12월 2일 탄핵표결일을 12월 4일로 확정했다. 표결일 확정 직후인 12월 2일 밤 윤 대통령은 김 장관의 비화폰으로 곽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준비되면 보자”고 말했고, 곧이어 김 장관이 전화기를 넘겨받은 뒤 곽 사령관에게 “내일 보자”라고 덧붙였다.

왜 그들을 체포해야 했나
계엄 당일인 12월 3일에도 계엄 세력 행보의 중심에 바로 그 체포 작전이 있었다. 윤 대통령은 오후 7시 20분 삼청동 안가에서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에게 계엄 선포 사실을 알리면서 국회 통제를 당부한 직후 곧바로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불렀다. 그리고는 홍장원 국정원 1차장에게 전화해 “한, 두 시간 뒤에 전화할 일이 있을지 모르니 비화폰 잘 챙기라”고 지시했다. 그는 두 시간여 뒤 체포 대상자들에 대한 위치 추적 명령을 받은 인물이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계엄 선포 직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듣고 작성했다는 체포 대상자 명단. 중앙포토

그 지시 직후 윤 대통령과 독대한 박 장관은 계엄 선포 후 법무부 출국 금지 담당자들에게 출근 명령을 내리고, 교정 시설 수감 여력 등을 확인했다. 체포 책임자인 여 사령관도 계엄 선포 후 10분 만에 경찰과 국방부에 대한 100명씩의 체포 요원 차출 요청을 마쳤고, 그 결과 방첩사 50명, 경찰 100명, 국방부 수사관 100명 등 총 250명의 체포조가 구성됐다. 그중 49명은 실제로 체포 작전에 돌입했다.

그 중차대한 순간, 상당한 공력을 그 체포 작전에 쏟아부은 건 그게 계엄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여서다. 특검팀은 계엄 세력이 민주당 정치인들은 반국가세력으로 몰기 위해, 우 국회의장과 이 국회부의장은 계엄 해제 표결 의사 진행자 제거를 위해, 조 상임위원과 양 전 비서관 및 김어준씨 등은 부정선거 자백을 받기 위해, 양 위원장과 김 공동대표는 군중 동원을 막기 위해 체포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요약하면 계엄의 명분을 입증하고 계엄 해제 가능성을 사전 제거하기 위해 이들의 체포가 필수적이었다는 판단이다.
비상계엄 당일인 12월 3일 경찰 병력이 국회 정문을 통제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국회 봉쇄 실패, 천운이었다
그러나 국민으로서는 천만 다행히도, 윤 전 대통령으로서는 천만뜻밖에도 그 시나리오 이행의 핵심 전제 조건이 어그러졌다. 국회 봉쇄 실패다. 경찰 지도부가 국회의원의 국회 진입 금지 조처가 합법인지에 대해 고심하다가 11시 10분 무렵부터 30분 정도 국회를 열어준 게 결정적 패착이었다. 그사이 체포 대상자들을 포함한 정치인과 보좌진, 일반 국민까지 대거 국회로 진입했다.

다급해진 계엄 세력은 계엄군을 국회에 투입하는 한편, 체포 대상자를 이재명·한동훈 대표, 우원식 전 국회의장으로 압축했지만, 그들은 이미 국회에 진입한 상태였다.

국민의 저항도 큰 힘이 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체포조가 국회 인근에 도착했지만 이미 국회 내외부를 가득 메운 국민 때문에 체포 대상자들에게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 그 사이 국회는 의사 정족수를 채운 뒤 계엄 해제 의결을 했고, 계엄은 실패로 돌아갔다. 특검팀 관계자는 “계엄 날짜는 무속인한테 날 받아서 대충 정한 게 아니라 치밀하고도 냉철한 계획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며 “만일 그 체포 작전이 성공했다면 지금도 계엄 정국이 이어지고 있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12월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계엄령 선포에 반대하는 시민과 이를 저지하는 경찰 병력이 엉켜 혼잡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무관 결론 왜?...‘작은 엄마’ 관저 목격담이 결정적
그렇다면 “김 여사가 계엄에 관여한 정황을 찾지 못했다”는 특검팀 결론은 어떻게 도출된 걸까.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건 당시 대통령실 행정관 황모씨의 진술이었다. 황씨는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인 황하영 동부전기산업 회장의 아들이다. 어린 시절부터 윤 대통령 부부를 알고 지내 그들을 ‘삼촌’과 ‘작은 엄마’라 부를 정도로 최측근이자 핵심 실세였다.

특검팀은 계엄 공표 시점을 전후해 그의 휴대전화로 수많은 연락이 오갔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황씨 역시 계엄 사전 모의 세력이었을 거라 의심했다. 그러나 황씨는 특검팀에서 “‘10시 생중계’가 무슨 내용이냐는 문의 전화가 빗발쳐 알만한 사람들에게 전화를 돌린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그날의 행적을 세세히 설명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의 계엄 당일 관련 진술이 등장했다.

2025년 4월 2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의 모습. 김경록 기자
그는 “‘10시 생중계’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갔다가 그곳에 있던 김 여사와 함께 TV로 윤 대통령의 계엄 발표 상황을 지켜봤다. 김 여사는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어떻게 아무도 모르게 저런 짓을 할 수가 있느냐’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황씨는 “계엄 실패 후 윤 대통령이 다음날 새벽 귀가하자 김 여사가 그를 질책하며 크게 싸우는 걸 봤다”는 진술도 덧붙였다. 특검팀 결론은 황씨의 진술과 김 여사가 계엄 직전 3시간 동안 머물렀던 성형외과 의사 및 김 여사 보좌진 등의 진술, 김 여사가 계엄 선포 시점을 전후해 남편이나 계엄 세력과 연락한 흔적이 전혀 없었다는 점 등을 종합해 내린 것이다.

김건희 여사가 2025년 8월 12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서울중앙지법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물론 반론도 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메시지 성 계엄’이라 날짜는 중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참모는 “체포 대상자들이 모두 서울에 거주하는데 주말에는 체포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게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 여사가 계엄을 몰랐을 리 없다”고 주장하는 이도 적지 않다. 곧 수사를 시작할 2차 종합 특검팀이 이런 의문들을 해소할 새 물증과 정황을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진석·현일훈·김기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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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석.현일훈.김기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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