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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탈리아 밀착에 '메르초니'…유럽 권력판도 재편

연합뉴스

2026.02.19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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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츠, 레임덕 마크롱 대신 실용주의 멜로니와 협력
독일·이탈리아 밀착에 '메르초니'…유럽 권력판도 재편
메르츠, 레임덕 마크롱 대신 실용주의 멜로니와 협력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이 프랑스와 갈등하고 이탈리아와 밀착하면서 유럽연합(EU) 권력지형이 바뀌고 있다. 외교가에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이름을 합성한 신조어 '메르초니'가 등장했다.
EU는 전통적으로 독일과 프랑스 양대 축을 중심으로 움직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를 시작한 2017년부터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와 함께 유럽통합을 강력히 밀어붙이면서 한동안 '메르크롱' 듀오로 불렸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 관계는 지난해부터 갈수록 틀어지고 있다. 두 나라는 ▲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MERCOSUR) 자유무역협정(FTA) ▲ 바이 유러피안(유럽산 우선 구매) 정책 ▲ 원자력 발전 정책 ▲ EU 공동채권(유로본드) 등 EU 내부 쟁점에서 사사건건 대립하며 파열음을 냈다. 마크롱과 메르켈이 합의한 유럽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미래전투공중체계·FCAS)은 프랑스 업체 다쏘의 지분 확대 요구로 좌초 직전이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작년 5월 메르츠 총리 취임 이후) 허니문은 오래 가지 못했다"며 "독일과 프랑스가 마크롱의 제안을 놓고 견해 차이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짚었다.
대미 관계 등에서 강경한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유지해온 마크롱 대통령이 내년 5월 퇴임을 앞두고 사실상 레임덕에 빠지면서 권력판도 재편에 속도가 붙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도이칠란트풍크 인터뷰에서 마크롱 대통령에 대해 "유럽 주권 추구를 반복적으로 올바르게 언급해 왔다. 유럽 주권을 말하는 사람이라면 자기 나라에서 그에 걸맞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이례적으로 비판했다. 바데풀 장관은 투자를 확보하고 사회 부문 예산을 아껴 국방비를 늘리라며 프랑스 재정 운용에 훈수까지 뒀다.
독일 주간지 차이트는 이튿날 "다음 프랑스 대통령은 마크롱만큼 유럽을 지향하진 않을 것"이라며 "독일 총리가 새 유럽 파트너를 찾고 있다. 그의 선택은 멜로니"라고 논평했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달 마크롱 대통령이 자국 농업 보호를 이유로 메르코수르 FTA에 반대하는 와중에 찬성표를 던지며 수출 판로 확보가 급한 메르츠 총리 손을 들어줬다. 멜로니와 메르츠는 이어 양국 장관들이 동석한 가운데 로마에서 회담하고 EU 내연차 퇴출 연기, 방위산업 육성, 난민 문제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파투 직전인 FCAS 대신 영국·이탈리아·일본의 글로벌공중전투프로그램(GCAP)에 독일이 합류하는 방안도 논의한 걸로 알려졌다.
그러나 멜로니와 메르츠의 연대가 얼마나 견고할지를 두고는 회의적 시선이 많다. 관료주의 철폐와 자동차 경쟁력 강화 등 실용적 관점에서 의견이 맞을 뿐 이념적 거리는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멜로니 총리는 2022년 10월 집권하기 전 EU 권한 확대에 반대하는 전형적 유럽통합 회의론자였다. 네오파시스트 정당 이탈리아사회운동(MSI)에서 정치를 시작한 탓에 파시즘에 학을 떼는 독일에서는 '여자 무솔리니' 이미지가 아직도 남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까운 멜로니 총리는 최근 유럽에 대한 미국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공세를 두고 메르츠 총리와 이견을 드러냈다. 그는 "마가 문화전쟁은 우리 유럽의 전쟁이 아니다"라는 메르츠 총리의 뮌헨안보회의 연설에 "나는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메르츠의 연설은) 정당의 정치적 의견"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차이트는 "메르초니는 결코 이념적 공동 프로젝트가 아니다. 두 큰 나라 정부 수반이 EU 안에서 속도를 내려는 시도일 뿐"이라며 "특정 목표를 관철하기 위한 전술적 연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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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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