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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번째 생일날에…'엡스타인 연루' 英 앤드루 전 왕자 체포

중앙일보

2026.02.19 03:43 2026.02.1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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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찰스 3세 국왕의 동생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66) 전 왕자가 공무상 부정행위 혐의로 19일(현지시간) 경찰에 체포됐다. 외신은 이번 체포가 그동안 앤드루 전 왕자가 받아온 미국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연루 의혹과 무관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영국 앤드루 전 왕자. AP=연합뉴스

영국 BBC와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템스밸리 경찰은 이날 찰스 3세 국왕의 사유지인 노퍽 샌드링엄 영지 내 앤드루 전 왕자의 거처 ‘우드팜’을 급습해 신병을 확보했다. 경찰은 성명에서 “노퍽에 거주하는 60대 남성을 공무상 부정행위 혐의로 체포하고 버크셔와 노퍽 지역의 주소를 수색 중”이라며 “철저한 평가를 거쳐 공무상 부정행위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국가 지침에 따라 체포된 인물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지 주요 언론은 해당 인물이 앤드루 전 왕자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템스밸리 경찰은 “해당 남성은 현재 구금 상태에 있다”며 “수사 중인 사안인 만큼 법정 모독을 피하기 위해 보도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BBC는 일부 전문가를 인용해 “경찰이 피의자를 최장 96시간까지 구금할 수 있으나, 연장에는 치안법원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통상은 12~24시간 내 기소 여부를 판단하거나 석방 후 추가 수사를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BBC는 이번 사안을 두고 “충격적인 사건의 충격적인 전개”라며 “영국 왕실의 핵심 구성원이 형사 사건으로 체포된 것은 현대 왕실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공교롭게도 앤드루 전 왕자는 이날 66번째 생일을 맞았다고 BBC는 덧붙였다.

영국 앤드루 전 왕자가 바닥에 누워 있는 여성과 함께 있는 장면을 담은 미국 법무부의 파일. AP=연합뉴스

이번 체포는 엡스타인 스캔들의 후폭풍으로 해석된다. 앤드루 전 왕자는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이자 찰스 3세 국왕의 동생으로, 2001~2011년 영국 무역 특사를 지냈다. 당시 그는 엡스타인과 친분을 유지하며 엡스타인 측 인물인 버지니아 주프레가 미성년자였을 당시 성관계를 강요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 사건으로 그는 왕자 칭호와 군 직함을 박탈당했고, 2019년 이후 왕실 공식 업무에서 물러났다. 다만 모든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해 왔다.

최근 미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문건’에는 앤드루 전 왕자가 2010~2011년 싱가포르·홍콩·베트남 방문 정보와 아프가니스탄 재건 투자 관련 기밀을 엡스타인에게 전달했다는 취지의 이메일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주제 반대 단체 ‘리퍼블릭’은 이를 근거로 공무상 부정행위 및 비밀 누설 혐의로 고발했고, 경찰은 수사 여부를 검토해 왔다.

버킹엄궁은 최근 성명을 통해 “국왕은 계속 제기되는 의혹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며 “경찰이 요청할 경우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총리도 BBC 인터뷰에서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며 법에 따른 처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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