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비 대출자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에 적용해온 총량 목표치를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에 별도로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은행권보다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했던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마저 대출 영업을 잇달아 축소하면서 대출 문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다음 주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을 지난해(1.8%)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만 따로 떼어내 개별 총량 한도를 월별·분기별로 설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 도입 이후 매년 금융권의 연간 증가율을 관리해왔다. 이번에는 가계대출의 핵심인 주담대를 추가로 ‘핀셋 관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담대 위험가중자산(RWA)을 기존 20%에서 25%로 상향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RWA는 은행이 보유한 자산을 위험 수준에 따라 가중치를 적용한 수치다. RWA가 높아질수록 은행이 쌓아야 하는 자본과 충당금 부담은 커진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달 5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주담대 RWA를 추가로 25%까지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초 주담대 RWA를 15%에서 20%로 올린 데 이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앞으로 은행에서 주담대 받는 게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고, 부동산으로 자금 쏠림을 막으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예비 대출자는 비은행권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새마을금고는 19일부터 모집인 대출을 중단했다. 이주비를 비롯해 중도금과 잔금 등 집단대출도 당분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새마을금고뿐이 아니다. 신협중앙회는 오는 23일부터 6월 말까지 모집인 대출을 중단하고, 수협중앙회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년 대비 2% 이내로 묶었다.
상호금융권이 선제적으로 조치에 나선 배경엔 최근 가계대출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점이 작용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1조4000억원 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조원 줄었지만, 상호금융을 중심으로 2금융권에서 2조4000억원 불어난 영향이다. 이 가운데 지역 농협(상호금융)이 1조4000억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새마을금고(8000억원), 신협(2000억원) 순이었다. 상호금융권은 지난해도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초과했다. 새마을금고는 가계대출을 전년 대비 5조3100억원 늘리면서 목표치를 4배 이상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