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폭동 인정”에 한숨 쉰 윤석열, “내란죄 성립”에 눈 떨궜다

중앙일보

2026.02.19 07:33 2026.02.19 08:09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 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유죄 촉구 집회(왼쪽 사진)와 지지 집회가 열렸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4시6분. 선고를 끝낸 지귀연 부장판사가 법정 뒤로 사라졌다. 방청석엔 한순간 침묵이 흘렀다. 지 부장판사가 “다수의 많은 사람들을 범행에 관여시키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했는데도 사과의 뜻을 내비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질타하며 무기징역을 선고한 직후였다. 적막한 법정에 점차 웅성거림이 피어오르더니 욕설과 “윤 어게인”이 공간을 메웠다. 변호인과 얘기를 나누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힐끔 방청석에 눈길을 줬다. 얼굴에 다시 웃음이 피어 있었다.

이날 재판이 열린 형사대법정 417호는 30년 전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같은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은 곳이다. 오후 2시59분이 되자 지 부장판사를 비롯한 재판부가 입정하면서 선고가 시작됐다. 피고인석의 윤 전 대통령은 남색 정장에 흰 와이셔츠 차림이었다. 출석 확인 때 윤 전 대통령이 자리에서 일어나 재판부를 향해 한 번 꾸벅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는 의자에 앉아 방청석을 두리번거렸다.

윤 전 대통령은 처음엔 웃음기를 보였다. 그러나 선고가 이어지면서 표정이 굳어갔다. 재판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을 인정한다고 판단하자, 윤 전 대통령은 잠시 천장을 쳐다봤다.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재판부가 “(이재명·한동훈 등) 체포 명단을 불러준 것은 사실로 보인다. 국회 마비의 목적이 있다”라고 선고문을 읽어나갈 때는 눌린 입술이 더욱 가늘어졌다.

재판부가 12·3 비상계엄이 폭동이라고 판단하며 “대한민국 전역, 적어도 수도권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이 있었다”고 할 때는 얕게 한숨을 쉬고 자리를 고쳐 앉았다. 재판부가 “피고인 윤석열에게 내란 우두머리죄가 성립한다”는 결론을 밝힐 때는 눈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선고를 위해 피고인석에서 일어난 윤 전 대통령에게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선고한다”는 주문을 내릴 땐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쳐다봤다. 다른 피고인들에게 선고가 내려지는 동안엔 잠시 재판부를 쳐다봤다. 지 부장판사가 퇴정하려고 일어서자 윤 전 대통령은 재판부와 특검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방청석에서 지 부장판사를 향한 욕설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윤 전 대통령은 다시 미소 띤 얼굴을 방청석을 향해 보인 뒤 구치감으로 되돌아갔다.

윤 전 대통령의 선고가 진행되는 동안 서울중앙지법이 위치한 서울 서초동에선 윤 전 대통령 지지 세력과 내란 유죄를 촉구하는 반대 진영이 맞불 집회를 벌였다. 선고 직후 양측 모두에서 탄식이 터졌다.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본명 전유관)씨는 지지 세력 단상에 올라 선고 직후 “이제 1심 끝났다. 2심, 3심이 남아 있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했던 대통령이 무슨 잘못을 했느냐”고 했다. 일부 지지자는 주문 선고 전부터 눈물을 흘리며 자리를 이탈하기도 했다.

반면 촛불행동 집회 측은 사형 선고를 촉구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선고 직전 “국민들이 온몸으로 막은 내란이다. 헌정 질서를 바로잡으려면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했다. 일부 진보 유튜브 채널 운영자들은 선고 후 간이 의자 위에 올라가 승리의 V 표시를 하며 춤을 췄다. 양 진영 집회 참가자 모두 선고 20여 분 만에 자리를 떠서 충돌은 없었다.

서울경찰청은 대규모 집회 시위에 따른 충돌을 우려해 16개 기동대 1000여 명과 경찰 버스 48대를 투입했다고 한다.





최서인.손성배.김예정.이규림([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