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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1심 무기징역

중앙일보

2026.02.19 07:52 2026.02.19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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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우두머리 1심, 헌정사 첫 현직 대통령 내란죄 인정

① 윤석열 ② 김용현 ③ 노상원 ④ 조지호 ⑤ 김봉식 ⑥ 목현태 ⑦ 윤승영 ⑧ 김용군.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19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내란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선고문을 듣고 있다. 계엄 선포 443일 만인 이날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사진 서울중앙지법 영상 캡처]
위헌·위법한 ‘12·3 비상계엄’을 선포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박경민 기자
윤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지귀연)는 19일 군인과 경찰을 동원한 국회 봉쇄 등이 내란죄에 해당한다며 이 같은 형량을 결정했다. 계엄을 선포한 지 443일 만으로, 현직 대통령의 행위에 내란죄가 인정된 건 헌정 사상 처음이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내려진 1심 형량은 신군부 시절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당시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받은 최종형과 같다.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구형한 내란죄 최고 법정형인 사형보다는 낮다.

재판부는 1649년 영국 국왕 찰스 1세가 반역죄로 처형당한 역사적 사례를 들어 “대통령이 국헌 문란 목적의 내란죄를 저지를 수 있다”며 “헌법 기관(국회)의 기능을 못 하게 만드는 게 국헌 문란이고, 대통령이 군을 동원해 의회를 점령하는 게 대표적”이라고 밝혔다. 지귀연 부장판사는 선고 요약문을 읽어내려가면서 “결론적으로 법원이 판단한 핵심은 군을 국회에 보낸 것”이라고 두 차례 강조했다.

재판부는 “내란죄는 국가의 존립, 헌법적 기능을 파괴하고 법 질서를 부정하는 행위”라며 “내란죄에 대해 위험을 일으킨 행위 자체로 높은 형을 규정한 것은 그 자체로 위험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특히 “윤 전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계획했음에도 사과의 뜻을 내비칠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선고 과정에서 재판부는 먼저 지난해 3월 구속취소 결정 당시 판단하지 않았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을 인정했다. “공수처법상 예외규정에 따라 직권남용죄와 내란죄의 직접 관련성이 인정되고 규범적으로도 효율적 수사 필요가 크다는 점에서 수사권 인정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공수처 수사권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기소한 검찰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 판단 근거가 충분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를 전제로 재판부는 비상계엄이 내란죄의 구성 요건(형법 제87조)인 ‘국가 헌법 질서를 무력으로 마비시키려는 목적’(국헌 문란)이 있었고, 이 목적을 실행하기 위한 ‘실질적인 폭력 행사’(폭동)를 충족한다고 봤다.

국헌 문란과 관련, 재판부는 “국회에 군을 보낸 목적은 주요 인사를 체포해 국회의원들이 모여서 의결하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 즉 국회 활동을 저지·마비시켜서 국회가 상당 기간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만들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야당 탓 계엄’ 주장에 “성경 읽겠다고 촛불 훔칠 수 없다”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변호인과 대화하며 미소짓고 있다. 아래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사진 서울중앙지법 영상 캡처]
계엄 선포문에 ‘반국가 세력 국회’ ‘척결’ 등의 용어가 포함됐고, 계엄포고령 1호에 ‘국회 활동 금지’를 명시한 점도 근거로 들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 “계엄은 비상벨” “경고성·호소형 계엄”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언제 군을 철수시킬지 계획을 정하지 않았다”며 “윤 전 대통령이 마음먹기에 따라 국회 운영 재개 여부가 결정되므로 국회 마비 기간이 상당 기간 예정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재명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14명을 체포해 구금하려 했다는 ‘정치인 체포조’ 운영 혐의 역시 윤 전 대통령의 승인하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시했다고 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점거한 행위도 이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인정했다.

내란죄 요건의 또 다른 축인 ‘폭동’에 대해서는 ‘최광의의 폭동이나 협박’이라고 규정했다. “국회 봉쇄, 선관위 점거 등은 모두 다 합쳐 그 자체로 폭동 행위”라며 “대한민국 전역, 국회, 선관위가 위치한 서울, 수도권 등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을 행사했다”고 인정했다.

비상계엄 선포는 ‘고도의 통치행위’로 사법 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윤 전 대통령의 주장은 일견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원칙적으로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권한행사로 비상계엄 자체는 내란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하지만 “비상계엄 선포로도 할 수 없는 권한행사인 헌법기관 기능 마비 등을 목적으로 한다면, 비록 헌법이 정한 권한행사라 하더라도 이때에는 국헌 문란 목적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당시 야당(더불어민주당) 탓으로 돌리는 것에 대해서는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 없다’는 비유를 들어 일갈했다. “국가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바로잡으려 했던 것은 동기나 이유에 불과할 뿐이지 이를 군을 국회로 보내는 목적으로 볼 수 없다”며 “그 수단으로 병력 출동 및 국회 봉쇄 행위에 나아간 잘못을 저지른 것은 명백하게 구분돼야 한다”면서다.

다만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2023년 10월 이전부터 계획했고, 권력욕에 의한 장기독재 의지를 갖고 선포했다는 특검팀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야당의 무리한 탄핵 시도 등으로)적어도 2024년 12월 1일 무렵 무력을 동원해 국회를 제압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보는 것이 사건 실체에 부합한다”며 “장기간 치밀하게 준비된 계엄으로 보기엔 허술한 면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이 핵심 증거로 삼은 ‘노상원 수첩’도 “작성 시기가 부정확하고 일부는 사실과 다르며 내용이 조악해 중요한 사항이 담겨져 있던 수첩으로 보기 어렵다”고 배척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진 않은 점, 물리력 행사를 자제하려 한 사정, 물리력·폭력을 행사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관련 행위가)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고, 범행 이전 범죄 전력이 없으며 장기간 공무원에 봉직했고, 65세로 비교적 고령인 점”도 참작했다.

선고 직후, 윤 전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이런 재판은 왜 했냐. 이미 내려진 결론, 특검이 정해둔 결론이라면 그냥 재판 없이 선고해도 되지 않겠냐”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가려지는 것은 자기의 눈일 뿐이다. 구름이 걷히면 태양은 드러나게 돼 있다”고 반발했다. 반면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이번 양형에 군대를 동원해 국가를 전복하려 한 군사반란의 중대성과 위험성이 충분히 반영됐는지는 의문”이라고 적었다. 그는 “재판부가 결과적으로 실패한 내란 혹은 초범, 고령 등의 이유로 감형해 준 판단이 과연 상식과 국민의 법 감정에 부합하는지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보름.최서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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