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는 1946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민립대학입니다. 정부의 ‘글로컬(Glocal)대학’ 선정과 세계적 수준의 웰에이징(Well-Aging) 역량 등을 토대로 시민 7만2000명이 세운 민립대의 공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습니다.”
김춘성 조선대 총장은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조선대가 지난해 글로컬대로 선정된 데는 초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웰에이징 분야의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라며 “학사구조 개편과 대학 경영혁신, 인간 가치를 강조한 AI 특화교육을 통해 지역의 성장·발전을 이끄는 글로벌 대학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조선대가 추진 중인 웰에이징은 노년층에 국한된 개념이 아닌, 전 생애주기에서 건강 기능을 유지·회복·증진시키는 전략”이라며 “최근 연구 중인 ‘디지털 뇌파지도’처럼 실효성 높은 첨단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내 의료·바이오 및 AI 첨단기술 인프라를 구축해가겠다”고 했다. 다음은 지난 11일 김 총장과 조선대 총장실에서 나눈 일문일답.
Q : ‘웰에이징’ 특화가 글로컬대 선정에 큰 역할을 했는데.
A : “조선대는 생명과학과 임상의학, 바이오자원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실증 기반을 갖췄다. 초고령화시대를 맞아 대학의 미래 비전을 ‘웰에이징 아시아(Asia) 넘버원 대학’으로 설정한 점도 효과를 내고 있다. 방대한 규모의 노인성 질환 데이터와 첨단신약 개발용 펩타이드(peptide) 데이터 축적 등을 토대로 디지털 뇌파지도 개발 등에 힘을 쏟고 있다.”
Q : 디지털 뇌파지도는 무엇인지.
A : “뇌파(EEG)는 뇌에 있는 신경세포들이 주고받는 전기 신호를 증폭해 측정하는 지표다. 이를 데이터로 표준화한 뒤 디지털 지도처럼 구현하는 게 뇌파지도 콘텐트다. 뇌파가 발생하는 장소와 형태, 규모 등을 정밀하게 계측할 수 있어 다양한 연구영역에서 활용도가 높다.”
Q : 디지털 뇌파지도의 활용 분야는.
A : “치매와 정신건강·수면·재활·스트레스 분야는 물론이고 마약·알콜·도박·휴대전화 등의 중독 연구·치료 등에 획기적인 지표를 제시할 것이다. 조선대가 보유한 치매 관련 빅데이터와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 등과 결합한 AI 산업화로의 확장을 추진 중이다.”
Q : AI시대에 ‘인간의 가치’를 강조하는 이유는.
A : “AI가 발전할수록 인간 중심의 가치가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AI를 통제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공포는 접어두더라도 당장 인문학적 가치를 간과해선 안된다. 생태계에서 생물학적 다양성이 중요하듯 학문의 다양성도 놓쳐선 안되기 때문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구심점인 스탠퍼드대 취업률이 컴퓨터공학과는 낮아지고, 철학과는 높아지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Q : AI시대 교육·연구 방향은.
A : “AI가 인간의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편리한 수단이 되도록 교육·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조선대가 웰에이징에 기반을 둔 ‘바이오 메디’, ‘에이지 테크’, ‘라이프 케어’의 3대 특성화대학을 추진하는 것도 AI시대를 겨냥한 전략이다. 전공에 치우친 기존 교육에서 벗어나 학문 간 장벽을 허무는 대전환을 통해 AI를 활용한 인간 행복을 추구해가겠다.”
Q : 무전공 확대 추세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A : “학사구조를 개편하면서 학생의 선택권은 넓히되 학부·학과의 융합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가도록 설계하고 있다. 인문·사회·예체능 등 기초학문의 정체성은 지키면서도 AI 및 웰에이징 등과의 융합을 통해 진로를 확장하는 게 핵심이다.”
Q : 광주시·전남도의 행정통합에 대한 견해는.
A : “민주적인 절차만 잘 지켜진다면 행정통합은 필요성이 높다고 본다. 조선대 입장에선 광주에서만 해왔던 지(地)-산(産)-학(學) 협력을 전남에서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조선대가 운영 중인 전남 완도해양생물연구교육센터 등의 확장은 물론이고 여수산단 및 고흥 우주발사전망대 등과의 산학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Q : 항공우주 분야에도 관심이 높은데.
A : “1985년 3월 설립된 조선대 우주항공학과의 40년 연구·교육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조선대는 2022년 누리호 2차 발사 당시 큐브위성 사출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와 내년으로 예정된 5차, 6차 발사에도 위성 탑재가 예정돼 있다. 이를 위해 지난 11일에는 KAI(한국항공우주산업)와 ‘항공우주분야 AI 융합교육을 위한 업무 협약’도 맺었다. AI 기반의 항공우주 융합인재를 양성하고, 신기술 교류 및 공동 연구개발 등을 하는 게 골자다.”
Q : 올해 개교 80주년을 맞는데.
A : “1946년 시민 7만2000명의 성금을 모아 설립한 국내 첫 민립대라는 책임감이 막중하다. 80년간 축적된 교육·연구 성과와 웰에이징 특화, 글로컬대의 역량을 모아 지역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대학으로 만들겠다. 사람 중심의 가치를 기반으로 세계 속의 글로컬대로 성장하는 게 다음 100년을 맞이하는 목표다.”
☞김춘성 총장=조선대 유전자과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미국 미네소타주립대 의대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2009년 조선대 치과대학 교수로 부임한 후 조선대 LINC3.0 사업단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2023년 11월 조선대 총장에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