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눈치 보기' 차원일까. 미국이 대만으로 무기 판매를 주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대만에 대한 미국의 추가 무기 판매가 사실상 보류 상태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압박과 오는 4월 예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앞둔 외교적 고려 차원에서다.
WSJ은 복수의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무기 거래를 승인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한 베이징 방문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행정부 내 일부 인사의 우려에 따라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패키지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대만 무기 판매는 지난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와 전화 통화에서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요청한 건이다. 중국 외교부도 통화 직후 발표문에서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경고 메시지를 재확인했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12월 로켓 시스템과 대전차 미사일 등을 포함해 역대 최대인 111억 달러(약 16조원) 규모 무기 패키지의 대만 수출 건을 의회에 공식 통보했다. 보류 상태에 놓인 건 별개의 후속 패키지다. 한 의회 보좌관은 WSJ에 “이번 패키지에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 의회에 공식 통보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는 1979년 제정한 대만관계법에 근거한다. 이 법은 미국이 대만에 ‘자위에 필요한 방어적 무기’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미국은 대만 방어에 자동 개입할지 명확히 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왔다.
미국은 대만 외에도 중국을 자극할 만한 이슈에 관해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최근엔 티피(TP)링크 공유기 금지안, 차이나텔레콤 추가 제재 등 중국의 보복을 유발할 수 있는 정책도 보류 중이다. 중국 티피링크는 세계 최대 가정용 와이파이 공유기 제조업체다. 미국 정부는 중국 정부가 티피링크를 사이버 스파이 활동에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들어 판매 금지를 검토해왔다. 중국 국영 통신사인 차이나텔레콤에 대해서도 보안 우려를 들어 추가 제재를 검토해왔다.
지난 13일에는 미국 관보에 중국 빅테크 업체 알리바바와 바이두,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 등을 ‘중국군 지원 기업’ 명단에 추가했다가 전쟁부(국방부) 요청에 따라 철회했다. 로이터는 “미국 정부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해당 조치가 이뤄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