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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타고 출퇴근 하라” 정의선 충격요법 3년뒤 생긴 일

중앙일보

2026.02.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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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4년 1월 3일 오전 경기 광명시 기아오토랜드 광명공장에서 그룹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현대차연구2
:자율주행


2023년 상반기 어느 날. 송창현 현대차그룹 SDV(소프트웨어정의차량)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는 정의선 회장에게서 무거운 미션을 받아왔다.

복수의 포티투닷 임직원의 전언에 따르면 정 회장의 지시는 명확했다. “테슬라의 70%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SDV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지금은 중국 비야디(BYD)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당시 테슬라는 연간 131만 대(2022년 기준)를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며 전기차 시장을 제패하고 있었다. 앞서 정 회장은 2022년 말 테슬라 모델3와 모델Y 60여 대를 리스해 그룹 핵심 임원들에게 타보게 했다. ‘직접 테슬라의 강점을 느껴보라’는 일종의 압박이자 현대차의 제조 중심 DNA에 가해진 충격 요법이었다.

정 회장의 특명을 받아든 송 전 사장은 테슬라 차량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수개월에 걸쳐 낱낱이 해부했다. 포르쉐부터 최신 전기차까지 두루 섭렵한 그는 테슬라의 중앙집권식 제어 아키텍처와 군더더기 없는 소프트웨어 구조에 매료됐다. 포티투닷이 그리는 SDV의 청사진은 테슬라에 대한 모방과 재해석에서 출발했다.

그는 포티투닷 임직원들에게도 테슬라 체화를 요구했다. 1인당 1000만원의 전기차 지원금까지 줘가며 모델3와 모델Y를 타보게 했다.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테슬라가 구축한 EV 라이프스타일의 정수를 몸으로 먼저 익히라는 업무 지시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그렇게 테슬라를 파고들었던 송창현도 한계에 부딪혔다.

포티투닷이 지난해 12월 6일 공개한 영상 등에 따르면, 포티투닷 자율주행 시스템 ‘아트리아AI’는 카메라 8대와 레이더 1대를 통해 주변 객체를 인식한다. 테슬라의 ‘카메라 only’ 철학을 추종했지만, 레이더를 보험처럼 남겨둔 일종의 타협안이었다.

포티투닷은 이 영상을 공개하며 테슬라가 2023년 말 완전자율주행(FSD) 12버전부터 적용한 E2E(End-to-End) 알고리즘 제어 방식을 아트리아AI도 지난해 10월 적용 완료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24일에는 정 회장이 포티투닷을 방문해 아트리아AI 자율주행차를 시승한 후 포티투닷 개발 성과를 격려하면서 “적극적인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싸늘하다. “학습된 도로 위에서의 주행은 기술의 완성이 아니라 데모용 시승일 뿐”이라는 지적이었다. 미국 전역에 무인 로보택시를 확대하겠다고 선언하고 유럽·중국에서 승인을 앞둔 테슬라의 FSD와 견주기엔 포티투닷의 실체는 빈약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3년 3월 30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테슬라 부스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 에이빙뉴스

테슬라와 현대차그룹의 실력 차는 어디서 비롯됐을까.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 임원 A씨는“자율주행 업계에서 실력을 평가하는 척도는 ‘얼마나 달려봤느냐’(데이터)와 ‘얼마나 고도화된 뇌를 가졌느냐’(연산장치)로 결정된다”고 했다.

테슬라는 이 지점에서 경쟁자를 압도하는 데이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산을 보유했다. 특히, 테슬라가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한 공장 ‘기가텍사스’에 보유한 엔비디아 GPU(H100, H200) 수량만 약 10만장에 달한다. 여기에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반도체 칩 ‘도조(Dojo)’의 연산력을 엔비디아 H100급으로 환산해 더하면, 전체 GPU 보유 대수는 12만장 전후라고 업계는 관측한다.

테슬라가 집요하게 GPU 보유량을 늘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전 세계 800만 대 이상의 테슬라 차량에서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주행 데이터를 제련하기 위해서다. 금광(주행 데이터)에서 고부가가치 장신구(자율주행 알고리즘)를 만들려면, 그만큼 많은 숙련된 보석공(GPU)이 필요하다.

실제로 테슬라의 차량안전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의 누적 주행거리는 2월 19일 기준 약 82억2000마일(약 132억2800만㎞)에 달한다. 지구 둘레(약 4만㎞)를 약 33만 번 왕복할 수 있는 규모다.

그렇다면 현대차그룹의 상황은 어떨까.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 어렵다”며 입을 닫았다. 다만, 포티투닷의 경우 GPU 약 3000여 장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테슬라의 2% 수준이다.

누적 주행거리 격차는 더 심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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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타고 출퇴근 하라” 정의선 충격요법 3년뒤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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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중앙플러스 [현대차연구2 : 자율주행] 소개합니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선굵은 인사를 잇따라 냈습니다. R&D 본부장에 애플카 프로젝트 출신을 앉힌 데 이어, 자율주행 기술개발 사령탑까지 교체했습니다. 지난 1월 13일 엔비디아 부사장 출신 박민우(49) 사장을 AVP(첨단차플랫폼)본부장에 선임한 겁니다. 전임 송창현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임 후 41일 만입니다.

박 사장은 테슬라 오토파일럿의 초기 설계자이자, 직전까지 엔비디아에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상용화를 주도한 인물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Alpamayo)’를 이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죠. 사실 이는 급변침입니다. 지난 수년간 현대차그룹이 공 들인 기존 자율주행 모델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단 의미거든요.

정 회장은 왜, 그토록 신뢰했던 자율주행 사령탑을 교체했을까요. 테슬라가 한국에 버젓이 자율주행 기술을 출시할 때까지 현대차그룹은 뭘 하고 있었을까요.

더중앙플러스가 [현대차연구] [정의선연구]에서 현대차그룹의 리더십을 분석한 데 이어, [현대차연구2 : 자율주행]에서 그룹 내 자율주행 기술 개발 비화와 갈등을 파헤치고,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진단합니다.

①“샤오펑 자율주행 씁시다” 충격…‘기술내재화’ 현대차에서 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8409

②“당신들 차 만들어봤어?”…현대차 뒤집은 송창현 구상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9265

③“테슬라 타고 출퇴근 하라” 정의선 충격요법 3년뒤 생긴 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0056

④젠슨 황이 보낸 특급도우미? 현대차 둘러싼 ‘알파마요’ 실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0914



김효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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