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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평화위'서 이란에 '열흘' 시한 제시…"평화가 가장 싸다"

중앙일보

2026.02.19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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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자신이 종신 의장을 맡는 평화위원회 첫 회의에서 핵협상을 재개한 이란을 향해 “합의를 하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협상 시한으로 열흘을 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소재 미국평화연구소(도널드 트럼프 평화연구소)에서 열린 '평화위원회' 창립 회의 서명식에서 의사봉을 내리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이름을 넣어 개명한 ‘도널드 트럼프 평화연구소’에서 주재한 평회위 회의에서 이란을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쟁지역(hotspot)’으로 칭했다. 이어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을 타격한 사실을 언급하며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아마도 열흘 안에 결과를 알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란의 핵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을 가했던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엔 공격 대상과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음을 시시한 말로 해석된다.
현지시간 19일 중동에 대한 미군 병력이 집중 배치되는 가운데 이란 남부 오만 해상에서 진행된 이란과 러시아의 합동 해군 훈련 중 러시아 호위함 스토이키이(Stoikiy)가 기동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주변에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공군력을 집결시켰다. 여기엔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F-35와 F-22, F-15, F-16 등 주력 전투기 편대뿐만 아니라 공중급유기와 조기경보기, 지휘통제기 등 지원 전력까지 포함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미군이 중동에 집결한 공군력은 ‘이라크 자유 작전’ 이후 가장 큰 규모”라며 “단순한 무력시위가 아니라 몇주 간 지속될 수 있는 대규모 공중전 수행 능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아라비아해에서 작전 중인 니미츠급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에 이어, 핵 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함이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령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와 영국 페어포드 공군기지 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포위망을 좁히고 있다.
지난해 6월 미군의 폭격이 이뤄졌던 이란 시라즈 남부 미사일 기지가 재건 전(2025년 7월 3일 촬영, 오른쪽)과 재건 및 정리 작업 후(2026년 1월 30일 촬영, 왼쪽)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은 이르면 이번 주말 이란을 타격할 물리적 준비를 마쳤다”며 “백악관은 이미 국방부로부터 작전 준비 완료 보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이날 평화위 회의에선 전쟁에 앞선 협상과 평화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하는 것은 매우 단순한 평화”라며 “평화위원회는 말로 하기는 쉽지만 창출하기는 어려운 단어인 ‘평화’에 관한 모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화보다 중요한 것은 없고, 평화보다 더 저렴한 것은 없다”며 “전쟁에 나가면 평화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의 100배가 든다”고 강조했다.

평화위원회의 당초 설립 목표였던 가자 전쟁과 관련해선 미국이 100억 달러(약 14조원)을 기부하고, 평화위에 참여한 9개국이 70억 달러(약 10조원) 이상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이 방금 원조 자금 모금 행사를 주최하기로 약속했는데 매우 큰 행사가 될 것”이라며 “한국과 필리핀, 싱가포르 등 역내 다른 국가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자신의 가자 평화구상 2단계 핵심인 무장해제를 거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작은 불씨(little flames)’라고 했다. 이어 “하마스는 약속한대로 무기를 포기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매우 가혹하게 응징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과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19일 미국 워싱턴 D.C. 소재 미국평화연구소에서 열린 평화위원회 창립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평화위원회를 가자 전쟁 종식과 재건을 완료할 때까지 이 지역을 통치할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가자 기구 평화위원회’를 구상했다. 그러다 지난달 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가자 지구’를 뺀 ‘평화위원회’로 명칭을 바꿨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유엔을 대체하려한다고 의심하면서 미국의 서유럽 동맹국은 물론 바티칸 교황도 불참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 바람에 평화위원회에 가입한 국가는 27개국에 그쳤다. 첫 회의엔 가입국을 포함해 옵서버 자격으로 50개국 가까운 국가가 참석했다. 한국은 김용현 전 주이집트 대사를 파견했다.
현지시간 19일 워싱턴 D.C. 소재 미국평화연구소에서 열린 '평화위원회' 창립 회의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있는 미국 부통령 제이디 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재러드 쿠슈너,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등 각국 지도자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위원회는)힘과 위상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consequential) 위원회이고, 이 정도 위상의 위원회는 전례가 없다”며 “거의 모든 분이 수락했고 아직 수락하지 않은 사람들도 합류할 것”이라고 했다. 평화위에 부정적인 국가를 향해선 “나한테 귀여운 척 할 수 없다”며 평화위 참여를 회피하지 말라는 경고음을 보내기도 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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