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수술식 체제전복…정권유지 묵인 '베네수엘라 모델'
군부정권·내전급 혼란…호르무즈 등 이란 보복옵션에도 촉각
미국, 이란 때리면…이란 정권붕괴·세계경제 충격 등 시나리오
외과수술식 체제전복…정권유지 묵인 '베네수엘라 모델'
군부정권·내전급 혼란…호르무즈 등 이란 보복옵션에도 촉각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국의 대(對)이란 공격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포착되는 가운데, 실제 공격이 일어나면 이후 이란 정권과 중동 정세에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주목된다.
미국과 이란 핵 협상이 교착에 빠진 동시에 미국이 이란과의 전면전을 염두에 두고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공군력을 중동에 집결시키면서 미국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BBC방송은 이란 핵협상이 결렬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공격할 때 벌어질 다수 시나리오를 정리했다.
◇ 외과수술식 타격으로 체제전복…실패의 역사 수두룩
먼저 이란 정권이 붕괴해 이란이 서방 가치를 추종하는 민주주의로 체제 전환을 이룰 수 있다는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있다.
미군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그 산하 바시즈 민병대의 군사 기지와 탄도미사일 발사·저장소, 이란 핵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표적화되고 정밀한 타격을 가해, 이미 약화한 이란 정권이 붕괴하고 이란이 민주주의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단 핵협상 타결을 위해 이란에 제한적인 정밀타격을 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이 계속 저항한다면 장시간 전면적인 공세에 들어가는 방안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의 군사작전에 따른 체제전환을 두고는 비관적인 견해가 많다.
과거 이라크와 리비아에 서방이 군사 개입을 했을 당시 독재 정권은 종식됐지만, 수년간의 혼란과 유혈 사태를 초래해 원활하게 민주주의를 가져오지는 못했다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베네수엘라 모델'…정권유지 묵인하되 성향 개조
BBC가 제시한 두 번째 시나리오는 최근 베네수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개입으로 정권은 온전히 유지되지만, 정책이 완화되는 방식이다.
이란의 경우에 적용하면, 정권은 살아남지만, 중동 전역의 무장 단체 지원 축소,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중단 또는 축소, 시위 탄압 완화 등에 나서야 한다는 예상이다.
다만 이 시나리오 역시 지난 47년간 이란 정권이 변화에 저항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역시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평가된다.
◇ 지도부 타도되고 혁명수비대 정권 들어설 수도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결과 중 하나는 미국의 공격으로 이란 정권이 붕괴하고, 군정이 시작되는 시나리오다.
이란 내에서 기득권을 가진 IRGC는 현상 유지를 원하고, 이란 경제에도 깊이 개입돼 있다.
따라서 미국 공격 이후의 혼란에 빠질 이란에서 결국 IRGC 주요 인사에 의해 이뤄지는 군사 통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이란 반정부 시위가 정권을 무너뜨리지 못한 이유도 IRGC에서 시위대로의 큰 이탈이 없었던 데다 권력을 장악한 측은 폭력적이고 잔혹한 방식으로 권력을 유지하려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란 정권이 무너지면 큰 혼란이 빚어질 것이라는 현실적인 우려가 나온다.
과거 시리아, 예멘, 리비아의 사례와 같이 내전이나 이란 내 쿠르드족, 발루치족, 아제르바이잔인 등 소수민족 간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카타르나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주변국들은 이를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다.
대다수 중동 국가가 이란 정권의 붕괴를 반기지만, 이란이 혼란에 빠지고 인도주의적 난민 위기가 촉발하는 것을 원하는 국가는 없다.
◇ 이란의 보복…역내 미군기지·우방 인프라 공격할 수도
이란이 미국의 공격에 대응해 보복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의 공격 대상은 중동 내 미군 기지와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핵심 기반 시설, 걸프 국가 등이 될 수 있다.
현재 걸프 국가들은 미국의 공격으로 인해 자신들이 이란의 공격을 받을까 두려워하고 있으며,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이란 공격을 위해 자국 영공을 내주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하면 세계경제 충격
이란이 걸프에 기뢰를 설치해 보복 공격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란은 과거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때부터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매설하며 해상 통행을 봉쇄했다.
세계적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전 세계 해상 운송과 석유 공급과 세계 경제에 대한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IRGC는 이미 지난 17일 미국의 군사 위협에 대한 맞불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을 수 시간 봉쇄하고 실사격 군사 훈련을 벌였다.
◇ 이란, 미군 함정에도 동시다발 공격 가할까
이란이 걸프 해역에 있는 미 해군 함정 등에 동시다발 공격을 할 가능성도 있다.
미 해군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도록 고폭탄 드론이나 고속 어뢰정을 미 해군을 향해 대거 발사하는 전략이다.
이란 해군이 미 해군의 기술적 우위를 극복 또는 우회하기 위해 비전통적·비대칭적 전투에 집중해 훈련해왔다는 점에서 이런 전략을 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이 미군 함정을 침몰시키고 승조원 중 생존자를 포로로 잡는다면 미국에는 큰 굴욕이 될 것이라고 BBC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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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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