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제주 지역 수출이 8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기업이 밀집한 충북 역시 수출을 비롯해 주요 경제 지표가 모두 올랐다. 반면 서울은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위축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4분기 및 연간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기준 전국 수출이 1년 전보다 3.6% 증가한 가운데, 지역별로는 12개 시도에서 증가하고 5개 시도에선 감소했다. 수출이 늘어난 지역 중에서도 특히 제주가 80.2% 급증하며 다른 지역을 압도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전년 같은 분기 대비 87.2%나 증가했다.
그간 관광 산업 비중이 높았던 제주의 이같은 변화는 반도체와 항공기 부품 등의 수출이 주도했다. 지난해 제주 수출액의 61.8%가 반도체였고, 승용차 및 항공기 부품 등 기계류 수출액은 10.5%를 차지했다. 제주도에는 국내 대표적인 메모리 팹리스(생산 공장 없이 설계만 하는 기업) 회사인 제주반도체 등이 본사를 두고 있다.
충북 역시 반도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여러 반도체 기업이 밀집한 충북은 지난해 연간 수출이 26.8% 증가했다. 제주와 충북 외에도 광주(12.6%) 등이 메모리 반도체, 프로세서·컨트롤러, 기타 집적회로 반도체·부품 등의 품목 덕분에 수출이 늘었다는 게 데이터처의 설명이다. 반면 세종(-10.1%), 전남(-8.9%), 경북(-4.6%)은 인조플라스틱·동 제품, 경유, 유기·무기화합물 등의 부진으로 수출이 줄었다.
충북은 수출뿐 아니라 광공업 생산(12.6%), 소매판매(2.6%), 고용률(1.3%) 등 주요 경제 지표가 모두 올랐다. 반도체 산업의 회복세가 지역 내 생산과 소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서울 등 주요 대도시의 경제 지표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서울은 광공업 생산이 7.7% 감소하고 소매판매(소비)도 2.7% 줄며 생산과 소비가 동반 하락했다. 부산은 광공업 생산이 4.1%, 수출이 2.5%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만 보면 전국적으로 광공업 생산이 3.3% 감소한 가운데, 세종(-9.2%), 서울(-7.2%), 부산(-7.1%) 등에서 특히 생산이 큰 폭으로 줄었다. 전기장비, 식료품, 자동차·트레일러 등의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충북(11.1%), 인천(5.1%), 울산(2.0%)은 반도체·전자부품, 기타기계장비 등의 생산이 늘었다.
서울은 인구도 감소했다. 지난해 서울에선 연간 2만6769명의 인구가 순유출됐다. 반면 경기(3만2970명)와 인천(3만2264명)은 인구가 대거 유입되며 대조를 이뤘다. 서울의 높은 주거비 부담 등을 피해 수도권 외곽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탈서울·수도권 유입’이 지속되는 흐름이다. 다만 한때 서울의 순유출 규모가 연간 10만명을 넘었던 것에 비하면 유출 폭은 감소하는 추세다. 이밖에 인구가 늘어난 지역은 충북과 충남으로, 각각 1만800여명, 8300여명이 순유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