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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만에 '1000억 대박'…중국판 국정원이 만든 영화 돌풍, 왜

중앙일보

2026.02.19 22:43 2026.02.20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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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안전부가 제작에 참여한 영화 ‘징저우성’(경칩무성) 메인 포스터. 사진 웨이보 캡처

“그렇다면 우리 조직에 스파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난 분명 그렇게 생각해!”

영화 ‘징저우성’(驚蟄無聲·경칩무성)에 나온 두 주인공 간 대화다. 정보기관 요원인 두 사람은 조직에 숨은 스파이를 추적하며 실체적 진실에 다가선다.

20일 중국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17일 개봉한 이 영화가 사흘 만에 흥행 수익 4억8300만 위안 (약 1013억원)을 넘기며 춘제(春節·음력 설) 연휴 극장가에서 돌풍을 이끌고 있다.

중국에서 개봉한 영화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현대 국가 안보를 소재로 했다. 중국의 최신 전투기 관련 핵심 기밀이 유출됐다는 사실을 파악한 정보기관 요원들이 내부자를 추적하는 과정을 그린다. 지난 2016년 발생한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

영화 '붉은 수수밭'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중국 영화계 거장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아이돌 출신 유명배우 이양첸시(易烊千璽)를 비롯해 주이룽(朱一龍), 쑹자(宋佳)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출연했다.

중국 국가안전부가 제작에 참여한 영화 ‘징저우성’(경칩무성) 스틸컷. 사진 웨이보 캡처
한국의 국가정보원 격인 중국 국가안전부가 영화 제작에 참여했다. 단순한 첩보 영화를 넘어 현 체제 강화에 중점을 두고 애국심과 위기감을 고취하려는 의도가 담긴 셈이다.

장 감독은 “우리는 늘 ‘스파이는 우리 곁에 있다’는 말을 듣는다”면서 “첩보전은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닌 실제로 우리 곁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러한 소재를 영화화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면서 “국가적 자긍심을 담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모든 관객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영화 속 이야기를 이끄는 주인공 옌디(嚴迪) 역을 맡은 이양첸시는 "국가안전부 요원들이 모두가 볼 수 없는 치명적 위험을 찾아내는 조용한 수호자라는 것을 깊이 느꼈다"고 영화 개봉 소감을 말했다. 주이룽 역시 “최전선에서 헌신하는 요원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전했다.

관영 매체들 역시 대대적인 홍보에 가세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기존 첩보물과 달리 현대 사회의 ‘보이지 않는 전선’에 초점을 맞춘 영화”라며 “이는 우리 모두와 밀접하게 연결된 문제”라고 평가했다. 중국중앙방송(CC-TV) 역시 “당국 주도의 메시지 영화가 상업적으로도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2023년 ‘반간첩법’을 개정해 시행하고 있다. 간첩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법 개정 이후 국가안전부는 처음으로 소셜미디어 계정을 만들고 본격적인 여론전에 나섰다. 해외 스파이 사례를 공개하거나 숏폼 드라마 등 제작에 나서기도 했다.






이도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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