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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들쑥날쑥’ 태양광, ESS 85기로 극복…전력망 새 판 짠다

중앙일보

2026.02.19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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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태양광 등 전국에 흩어진 분산형 발전원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해당 지역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을 올해부터 구축하기로 했다. 배전망에 다수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해 태양광 발전량이 많을 때 저장했다가 부족할 때 쓰도록 하고, 수요가 튀는 피크 시간대에 ESS가 저장한 전력을 공급해 부하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저장장치로 電 지역 생산·소비…망 부하↓


지난달 26일 경기도 화성시 멱우지에 설치된 수상태양광발전소. 연합뉴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분산형 전력망 포럼’에 참석해 “올해를 원년으로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을 본격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기후부가 2030년까지 태양광 설비용량을 87GW 규모로 가져가겠다고 공언(2025년 12월 대통령 업무보고)했지만, 시간대·날씨에 따라 생산 변동성이 큰 태양광 에너지를 실제 이용하려면 전력 공급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계통 안정화 방안이 절실하다.

정부는 우선 올해 20개, 2030년까지 총 85개의 ESS를 배전망에 보급, 총 485㎿(메가와트) 용량의 태양광을 추가로 배전망에 접속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태양광 발전 설비용량(최대로 낼 수 있는 순간 출력으로 발전량과는 다름)은 2023년 23.9→2024년 27.1→2025년 30.4GW(기가와트)로 빠르게 늘었지만, 전력망이 확충되지 못하면서 접속까지 장기간 대기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또 농공단지·대학가 등 전력 피크가 발생하기 쉬운 곳에 태양광과 ESS를 붙인 ‘소규모 자립형 전력망(마이크로그리드)’을 공급해 전력 수요를 평탄화하기로 했다. ESS에 저장한 전력으로 지역의 수요를 스스로 충당하면 외부 배전망에서 전력을 끌어올 필요성이 낮아져 피크시간대 전력망 부담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선로가 감당할 수 있는 정격용량을 넘으면 재생에너지를 14㎿까지만 추가로 꽂을 수 있도록 했지만, 앞으로는 이를 선로당 16㎿까지 늘릴 전망이다. 다만 망이 위험해질 땐 재생에너지 사업자가 발전량을 인위적으로 줄여도 좋다는 내용의 ‘출력제어 조건’을 붙이기로 했다.



망 공사비→ESS업자로…수요 입찰제도 도입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2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분산형 전력망 포럼에 참석해 분산형 전력망 구축을 위해 유관기관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홍근 한국전력거래소 이사장 직무대행, 최재관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김 장관,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 뉴시스.

태양광 설비가 증가하면 전력망도 증설해야 하지만, 정부는 ESS 보급으로 이를 대체할 수 있다고 봤다. 대신 아낀 망 공사비에 상응하는 금액을 ESS 구축 사업자에게 보상해주는 ‘전력망 비(非)증설대안(NWAs·Non-Wire-Alternatives)’를 도입, 상반기 제주도에서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재생에너지가 남아돌아 가격이 내려가면 난방, 전기차 충전 등으로 전력이 사용이 이전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력수요 입찰제도도 제주도를 중심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또 원전·석탄·가스발전 외 모든 발전원에 대해서 ‘가격 입찰제’를 연내 도입, 재생에너지 과잉·출력제어 문제를 시장 룰에 따라 관리하기로 했다. 입찰제가 도입되면 전력 과잉 시 입찰가가 높은 재생에너지부터 출력을 제어하는 등 운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계통 안정화 운영은 한전에서 하기로 했다. 기후부 관계자는 “한전은 기존 배전망 관리자에서 운영자로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추가접속 태양광으로 인해 배전망 과부하가 예상되면 ESS 충전을 지시하는 등 동적 제어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후부는 올해 ▶배전망 ESS 구축 1176억원 ▶햇빛소득마을 ESS 구축 984억원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702억원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 인재양성 및 연구·개발(R&D) 229억원 등 약 3091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이날 한국에너지공단·한전·전력거래소와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 구축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서울대·전남대·한국에너지공과대·광주과기원과 인재양성을 위한 MOU를 각각 체결했다.

김 장관은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 사업이 올해부터 세계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학계·관계기관이 힘을 합치겠다”고 말했다.



허정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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