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법원, '파시스트 경례'로 기소된 29명에 무죄 판결
"유죄로 볼 수 있는 합리적 이유 부족"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과거 파시스트들이 했던 경례를 했다가 재판에 넘겨진 파시즘 추종자들이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통신에 따르면 로마 법원은 이날 파시즘 선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29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판사는 "유죄로 볼 수 있는 합리적 이유가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파시스트 경례만으로 피고인들이 법이 금지한 파시즘 선동을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들은 2024년 1월 네오파시스트 정당인 이탈리아사회운동(MSI) 청년 조직원 추모식에서 "전사한 모든 동지를 위하여"라는 구호에 맞춰 로마식 경례를 했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참가자들은 세 차례 로마식 경례를 하면서 "프레젠테"(Presente)라고 외쳤다. 이 구호는 파시스트의 희생이 헛되지 않고 남아 있다는 뜻으로 파시즘 추종 행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로마식 경례는 고대 로마제국의 경례 방식으로 손바닥을 아래로 한 채 팔을 쭉 뻗어서 한다.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 통치 시절에 이 경례법이 널리 쓰여 '파시스트 경례'로도 불린다. 독일 나치식 경례와도 유사하다.
당시 행사는 1978년 1월 7일 좌익 무장 세력의 총에 맞아 숨진 조직원들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무솔리니 통치 아래 제2차 세계대전의 참화를 겪은 이탈리아는 전후 파시즘을 찬양하거나 파시스트 활동을 처벌하는 법을 만들었다.
하지만 1957년 이탈리아 헌법재판소가 법의 적용 범위를 "이탈리아의 파시즘 복원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에만 적용된다"고 한정하는 등 적용 조건이 매우 엄격해 사실상 사문화됐다.
이후 법 개정 논의가 이어졌으나 그때마다 표현의 자유를 내세운 극우 세력의 반발에 부닥쳐 좌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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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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