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보조금 최대 2억달러(약 2898억원)를 투입해 인도·태평양 지역 저가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나선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독주를 막는 동시에 미국의 디지털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미 국무부는 20일(현지시간) ‘인도·태평양을 위한 엣지 AI 패키지 출범’이라는 제목의 발표문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전반에 걸쳐 안전하고 고품질이며 합리적인 가격의 휴대용 스마트폰 기기의 보급을 가속화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최대 2억 달러의 해외 원조 자금을 지원하는 경쟁 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미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운영체제(안드로이드·iOS)를 탑재한 저가의 고성능 스마트폰을 인도·태평양 지역에 보급하는 것이 목표다. 국무부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차세대 인터넷 사용자 10억명이 개방적이고 상호 운용 가능하며 혁신적인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통합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이번 사업이 누구를 겨냥한 것인지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신뢰할 수 없는 공급업체로 인한 가격 왜곡을 상쇄하겠다”고 밝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저가 스마트폰 공세를 펼쳐 온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의 제조사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무부는 또 “이번 계획은 AI 혁신과 기업가 정신의 개발자 도구를 통해 수백 만 명에게 역량을 부여함으로써, 번영하고 상호 연결된 인도·태평양을 지향하는 팍스 실리카(Pax Silica) 비전을 가속화한다”고 밝혔다. 팍스 실리카는 중국의 핵심 광물 수출 통제에 맞서 지난해 12월 출범한 미국 주도의 인공지능(AI) 공급망 동맹체로, 한국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국무부는 “팍스 실리카 파트너 국가에 본사를 둔 스마트폰 제조사의 제안에 우선권을 부여한다”고 명시했는데, 이와 관련 애플과 함께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우선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국무부에 따르면 지원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스마트폰 제조사(OEM)나 이동통신사(MNO)는 향후 90일 내로 미국 정부에 자금 획득을 위한 사업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심사를 거쳐 지원 여부가 결정되며, 자금 지원은 의회 통보 뒤 확정된다.
국무부는 “제안서에는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자금이 단말기 소비자가격을 어떻게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지가 명확히 제시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