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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기억력 226% 좋아졌다, 6개월간 맡은 ‘이 냄새’ 뭐길래

중앙일보

2026.02.20 13:00 2026.02.2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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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잠든 사이, 뇌는 청소를 시작한다. 낮 동안 뇌에 쌓인 노폐물과 독성 물질을 뇌척수액으로 씻어내는 ‘글림패틱(뇌 청소)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이다.

깊은 잠에 빠지면 뇌척수액의 흐름이 빨라지면서 뇌에 쌓인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한다. 그래픽 이민서.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이 청소의 리듬이 흐트러진다는 점이다. 잠이 얕아지고 회복력이 떨어지면서 같은 시간을 자도 씻겨 나가는 양과 속도가 줄어든다. 50대 이후 뇌에서 독성 단백질이 빠져나가는 양은 30대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그러면 찌꺼기들이 뇌세포에 끼면서 치매라는 불청객을 부른다.

현대 의학은 아직 치매를 완벽히 고치는 약을 내놓지 못했다. 치매의 시작 시점을 완벽히 알아내는 방법도 찾지 못했다. 그래서 인지 기능에 변화가 시작된 것 같아 병원을 찾아도 “아직은 괜찮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병원의 판정과 뇌 안에서 ‘병리’가 조용히 쌓이는 과정은 별개일 수 있다. 치매는 갑자기 오기보다 서서히 진행되다가 어느 날 증상으로 드러나는 병이기 때문이다.

증상이 시작된 뒤 진행을 멈추는 건 극히 어렵다. 결국 승부는 초기가 아니라, 증상 이전 수년~수십 년의 생활에서 갈린다.

그래서 요즘 뇌과학이 집중하는 건 하나다. 완벽한 예방법이 아니라 확률을 낮추는 보호막을 여러 겹 치는 방법이다.

치매는 기억만 무너뜨리는 병이 아니라 뇌의 네트워크를 함께 망가뜨린다. 집중력, 언어 능력, 감정, 수면, 사회성이 동시에 무너져 내린다. 예방도 강력한 한 방이 아니라 네트워크 단위로 접근해야 한다.

최신 연구들이 알려주는 치매 보호막 3종 세트는 각각 다른 경로로 뇌를 자극한다. 감성을 건드려 뇌 전체를 깨우고, 전두엽을 자극해 뇌의 기초 체력을 키우며, 기억 중추로 직행해 잠든 뇌세포를 흔들어 깨우는 세 가지 방법을 알아보자.

🎶보호막 1. 가장 넓게 뇌를 쓰는 취미
“악기를 연주해야만 좋은 것 아니냐고들 묻는다. 천만의 말씀이다. 듣기만 해도 뇌는 격렬하게 반응한다.”
최근 조앤 라이언(Joanne Ryan) 호주 모나쉬대 교수 연구팀은 놀라운 연구 결과를 내놨다. 70세 이상 노인 1만여 명을 10년간 추적 관찰했는데 거의 매일 음악을 들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무려 39%나 낮았다.

음악은 뇌에 줄 수 있는 최고의 영양제다. 청각 피질뿐만 아니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감정을 조절하는 편도체까지 뇌의 거의 모든 영역이 ‘불꽃놀이’처럼 활성화된다. Gemini 생성 이미지.

흥미로운 건 ‘악기 연주’보다 ‘음악 감상’의 효과가 더 뚜렷했다는 점이다. 악기를 연주하는 그룹의 치매 위험 감소 폭은 35%였지만, 음악을 듣는 그룹은 39%였다. 라이언 교수는 본지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음악을 듣는 행위는 수동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라이언 교수는 또 “음악을 들을 때 우리 뇌는 멜로디를 예측하고, 가사를 기억하며, 과거의 추억을 소환한다”며 “음악은 청각 자극이지만, 리듬·운동·감정·기억을 한꺼번에 호출한다”고 말했다.

또한 음악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춰 뇌세포 파괴도 막는다. 라이언 교수는 “어떤 장르든 상관없다”며 “당신이 즐거움을 느끼는 음악이 최고의 뇌 영양제”라고 말했다. 클래식이든 트로트든, 뇌가 즐거우면 그만이다.

음악은 수면과도 맞물린다. 잠이 무너지면 뇌는 회복을 못 하고, 기억력·집중력이 바로 흔들린다. 취침 전 음악이 수면의 질을 개선했다는 메타 연구도 있다.

정리하면 음악은 ‘치매 예방약’은 아니지만 뇌를 광범위하게 쓰게 만든다. 꾸준히 할수록 뇌 보호 효과가 크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감상만으로 충분하냐다. 결론부터 말하면 듣기만 해도 충분하다. 하지만 보호막을 두껍게 하려면 단계가 있다.

우선 가장 쉬운 1단계는 하루 10~20분 집중해서 음악을 듣는 것이다. 그저 멍하게 배경음으로만 틀어놓는 게 아니라 뇌가 직접 개입하도록 가사를 음미하거나 리듬을 타며 음악에 귀기울이는 게 좋다.

효율을 높이는 2단계는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박자를 맞추고 가사를 받아쓰며 운동과 언어·기억 회로 동시 가동시키는 것이다. 특히 10~20대 시절 즐겨 듣던 노래를 열심히 따라부르는 건 강한 정서적 자극을 줘 자전적 기억을 되살리는 데 탁월하다.

🌐보호막 2. 뇌를 위한 고강도 트레이닝
음악이 뇌의 ‘감성 근육’을 키운다면, 외국어는 뇌의 ‘기초 체력’을 다지는 웨이트 트레이닝이다. 이를 설명하는 핵심 개념이 바로 ‘인지 예비능(Cognitive Reserve)’이다.

인지 예비능이란 뇌에 일부 손상이 와도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비상금’ 같은 능력이다. 외국어를 공부하면 뇌의 전두엽과 측두엽이 두꺼워지고 신경망이 촘촘해진다. 이렇게 비축된 예비능은 알츠하이머의 독성 단백질이 쌓여도 치매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를 4~5년 정도 늦춰준다.

외국어를 배우는 건 뇌의 근육을 강하게 하는 훈련이다. Gemini 생성 이미지.

8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대규모 연구에서도 2개 국어 이상을 구사하는 사람은 단일 언어 사용자보다 인지 저하 속도가 현저히 느렸다. 중요한 건 ‘유창성’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2개 국어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치매 증상 발현 시점이 늦어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만 교육 수준, 직업, 사회경제 요인 같은 기본 스펙이 언어 구사 능력과 혼재돼 외국어 효과는 명료하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50대에 영어를 시작해도 늦지 않나요?”라는 질문에 뇌과학자들은 “오히려 더 좋다”고 답한다. 익숙지 않은 언어를 배우려고 뇌가 끙끙대는 과정 자체가 최고의 자극이기 때문이다. 단어를 외우려 애쓰고, 낯선 발음을 흉내 내는 과정에서 뇌의 신경 가소성이 극대화된다. 다만 초기 몇 달은 “재미가 없고, 성취감이 없고, 자존심이 상하는” 구간을 넘겨야 한다.

외국어 학습은 뇌를 쓰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훈련이다. 그 효과는 유창함에서 오는 게 아니라 사용 빈도에서 나온다.

그럼 실전은 어떻게 하냐. 공부처럼 하면 오래 못 간다. 생활 속에서 사용해봐야 한다. 하루 5분이라도 단어를 외우기보다 생활 속에서 흔히 쓰는 문장을 배우는 게 좋다. 그저 외우기보다 소리내어 읽으면 청각과 운동 영역이 동시에 자극된다. 몰아서 공부하기보다 매일 조금이라도 꾸준히 노출되는 게 뇌 연결망 강화에 유리하다.

외국어로 된 짧은 뉴스를 듣거나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를 따라해보는 것도 좋다. 일주일에 한번쯤은 외국어로 10분이라도 대화하면 큰 도움이 된다.

(계속)

후각은 치매와 관련해 다른 감각에 비해 종종 과소평가된다. 하지만 후각 저하는 알츠하이머 등 신경퇴행 질환과 연관돼 경보장치로 거론돼 왔다. 그리고 최근 흥미로운 ‘훈련형’ 연구가 나왔다.

미국 UC 어바인 연구팀은 60~85세 노인들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매일 밤 잠잘 때 2시간 동안 이 냄새를 맡게 한 것이다. 6개월 뒤, 결과는 경이로웠다. 냄새를 맡으며 잔 그룹의 기억력이 대조군 대비 무려 226%나 향상된 것이다.

뇌 스캔 결과도 이를 뒷받침했다. 기억 중추인 해마와 전두엽과 측두엽의 특정 부분을 연결하는 갈고리섬유다발의 연결성이 20대 수준으로 회복됐다.

뇌의 기억 회로를 ‘밤새도록’ 마사지해주는 놀라운 냄새의 정체, 이어지는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더 보실 수 있습니다.


노인 기억력 226% 좋아졌다, 6개월간 맡은 ‘이 냄새’ 뭐길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0048


이정봉.정수경.박지은.이민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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