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20년 만에 부활한 단판 승부가 새 시즌의 문을 연다. 더블 챔피언 전북현대와 창단 이후 최고의 흐름을 이어온 대전하나시티즌이 쿠팡플레이 K리그 슈퍼컵 2026에서 정면 충돌한다.
전북과 대전은 21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이번 슈퍼컵은 2006년 이후 처음 열리는 대회로, 직전 시즌 K리그1 우승팀과 코리아컵 우승팀이 단판 승부로 시즌 첫 트로피의 주인을 가린다. 2025시즌 리그와 코리아컵을 모두 들어 올린 전북이 출전 자격을 얻었고, 준우승팀 대전이 도전자로 나선다.
이번 경기는 정정용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한 전북의 첫 공식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 감독은 경기에 앞선 인터뷰에서 "우승 여부보다 우리가 어떤 기준과 원칙으로 팀을 만들어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이라며 방향성과 조직력을 강조했다. 데뷔전에 대한 부담보다는 전북다운 축구의 출발점에 초점을 맞춘 발언이었다.
그는 현재 팀 완성도에 대해 "아직 완성됐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선수들이 요구한 전술을 경기력으로 옮기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북은 지난 시즌 더블 우승으로 명가의 위상을 되찾았고, 올겨울에도 전력 보강을 이어갔다. 모따와 김승섭 등 새 얼굴이 합류했고, 김천 시절 정정용 감독과 함께했던 선수들이 다시 결집하며 전술적 시너지가 기대된다. 정 감독은 특정 스타를 강조하기보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기존 자원들과 얼마나 조화를 이루느냐"를 핵심 과제로 꼽았다.
맞서는 대전은 도전자라는 표현 속에 분명한 야심을 담고 있다. 황선홍 감독은 "리그 우승은 아니지만 트로피를 놓고 치르는 경기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대회"라며 "개막 전 우승으로 팀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구단 역사상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거둔 대전은 엄원상, 루빅손, 조성권 등을 영입하며 전력을 한층 강화했다. 황 감독은 "기술적으로 균형 잡힌 단단한 팀을 보여주고 싶다"며 실리와 조직력을 동시에 강조했다.
양 팀의 구도는 흥미롭게 엇갈린다. 팀 간 역대 전적에서는 전북이 21승 19무 14패로 앞서고, 지난 시즌 맞대결에서도 3승 1무로 우위를 점했다. 감독 간 흐름은 다르다. 황선홍 감독은 정정용 감독과의 맞대결에서 3승 2무 1패로 강세를 보여 팀 전적과 지도자 간 전적이 교차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관전 포인트는 또 있다. 대전은 루빅손과 엄원상이 합류하면서 주민규와 함께 2024시즌 울산의 우승을 이끌었던 공격 조합이 다시 모였다. 빠른 전환과 측면 파괴력은 전북이 가장 경계하는 요소다. 정 감독 역시 "대전은 조직력이 좋고 전환 상황에서 속도와 파괴력이 있다"라며 철저한 대비를 예고했다. 반대로 전북은 경험과 위닝 멘탈리티를 앞세운다. 황 감독은 "중요한 순간 기회를 잘 살리는 팀이고 양 측면의 스피드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이번 슈퍼컵은 경기 외적인 요소도 풍성하다. 20년 만의 부활을 기념해 이동국과 김은중이 스페셜 게스트로 참여하며, 프리뷰쇼에서는 전술 분석과 레전드 간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될 예정이다. 양동석 캐스터와 황덕연 해설위원은 '백 투 더 2006' 콘셉트의 뉴트로 오프닝을 준비했고, 배혜지 아나운서와 이근호 해설위원이 진행하는 프리뷰쇼에서는 양 팀 라커룸 밀착 인터뷰가 예정돼 있다.
단판 승부라는 특성도 변수다. 정규시간 90분 내 승부가 나지 않으면 연장전 없이 곧바로 승부차기로 이어진다. 우승팀에는 2억 원, 준우승팀에는 1억 원의 상금이 걸려 있다.
전북은 새로운 기준을 세우려 하고, 대전은 도약의 발판을 만들려 한다. 전통의 강자와 새 시대를 꿈꾸는 도전자가 맞붙는 이번 슈퍼컵은 단순한 프리시즌 이벤트가 아닌, 2026시즌 K리그 판도의 첫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어느 팀이 20년 만에 돌아온 트로피의 첫 주인공이 될지 시선이 전주로 향하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