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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매vs말똥가리 오리고기 쟁탈전…교대포식 현장, 승자는? [영상]

중앙일보

2026.02.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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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온양들녘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참매와 말똥가리가 오리 한 마리를 두고 맞붙었다. 치열한 대치 끝에 말똥가리가 먼저 먹이를 차지했고, 이후 참매가 남은 먹이를 먹는 '교대 포식' 장면까지 관찰됐다. 사진 윤기득 시민생물학자(사진작가), 울산시
울산 울주군 온양 들녘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참매와 말똥가리가 오리 한 마리를 두고 맞붙었다. 치열한 대치 끝에 말똥가리가 먼저 먹이를 차지했고, 이후 참매가 남은 먹이를 먹는 '교대 포식' 장면까지 관찰됐다.

울산시는 시민생물학자 윤기득 사진작가가 지난달 16일 오전 11시쯤 현장에서 해당 장면을 영상과 사진으로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울산 울주군 온양들녘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참매와 말똥가리가 오리 한 마리를 두고 맞붙었다. 치열한 대치 끝에 말똥가리가 먼저 먹이를 차지했고, 이후 참매가 남은 먹이를 먹는 '교대 포식' 장면까지 관찰됐다. 사진 윤기득 시민생물학자(사진작가), 울산시

해당 영상에는 참매가 사냥한 것으로 추정되는 오리(흰뺨검둥오리 추정)를 먹기 시작하자 말똥가리가 갑자기 날아와 접근하는 모습이 담겼다. 곧이어 날개를 퍼덕이며 이들 맹금류의 긴장감 있는 대치가 이어졌다. 결국 말똥가리가 먹이를 차지했다. 기세에 밀린 참매는 고개를 돌린 채 말똥가리 옆에서 일정 거리를 두고 먹는 모습만 지켜봤다.
울산 울주군 온양들녘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참매와 말똥가리가 오리 한 마리를 두고 맞붙었다. 치열한 대치 끝에 말똥가리가 먼저 먹이를 차지했고, 이후 참매가 남은 먹이를 먹는 '교대 포식' 장면까지 관찰됐다. 사진 윤기득 시민생물학자(사진작가), 울산시



승부서 밀린 '참매'

말똥가리가 한동안 먹이를 먹고 자리를 뜨자, 그제야 참매는 눈치를 보면서 남은 먹이를 먹었다. 맹금류 간 경쟁과 순차적으로 이어진 야생의 포식이 고스란히 관찰된 셈이다. 조류 전문가 조삼래 공주대 명예교수는 "말똥가리는 주로 들쥐 등 소형 포유류를 먹는데, 오리류는 직접 사냥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참매가 완전히 자리를 떠나지 않고 말똥가리가 떠나길 기다린 것은 먹이에 대한 집착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쥐 사냥하는 '말똥가리'

울산 울주군 온양들녘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참매와 말똥가리가 오리 한 마리를 두고 맞붙었다. 치열한 대치 끝에 말똥가리가 먼저 먹이를 차지했고, 이후 참매가 남은 먹이를 먹는 '교대 포식' 장면까지 관찰됐다. 사진 윤기득 시민생물학자(사진작가), 울산시
참매는 작은 조류와 포유류를 사냥하는 맹금류다. 뚜렷한 흰 눈썹 선과 청회색 몸통 색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번식하는 텃새이자 겨울 철새다. 말똥가리는 겨울철 농경지에서 비교적 흔히 보이는데, 주로 쥐 등을 사냥한다.

맹금류의 먹이 다툼이 포착된 온양 들녘은 사계절 철새가 찾는 생태적 요충지로 꼽힌다. 여름철에는 물새 같은 도요새류가, 겨울철에는 기러기 같은 두루미류가 주로 찾는다. 이렇게 상위 포식자인 맹금류 간 먹이 경쟁 장면이 관찰된 것은 울산의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다. 철새 동호회 '짹짹휴게소' 홍승민 대표는 "야생에서 먹이를 둘러싼 경쟁은 자연스러운 생태 과정"이라며 "이런 장면이 관찰된 것은 울산 생태계의 활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울산 태화강 '국제철새이동경로'

울산은 전국 최대 규모의 도심 철새 도래지 중 하나다. 최근 관찰 철새 개체 수 역시 증가세다. 2023년 65종 10만3090마리, 2024년 69종 7만2916마리, 지난해에도 70여종, 10만 마리 이상이 목격됐다. 이러한 생태적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울산 태화강은 국내 도심 하천 가운데 처음으로 국제 철새 이동 경로(Flyway Network Site·FNS)에 등재됐다.



김윤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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