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한 가운데,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며 공화당 내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펜스 전 부통령은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국의 부통령 겸 상원의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20일(현지시간) 가디언, 블룸버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펜스 전 부통령은 대법원 판결 직후 자신의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 관세를 부담하는 것은 외국이 아니라 미국의 가정과 기업들"이라며 "(이번 판결은) 미국 국민의 승리이자 헌법에 명시된 권력 분립의 승리"라고 말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우리 대법원은 헌법이 부여한 과세 권한이 대통령이 아닌 의회에 있음을 재확인했다"고도 했다.
펜스 전 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 온 보호무역주의가 보수 진영의 전통적 가치인 자유 무역에 위배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화당 내 온건파와 자유무역 옹호론자들도 펜스 전 부통령의 비판에 힘을 실었다.
전 공화당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 의원을 비롯한 일부 공화당 중진들은 "상호관세가 결과적으로 미국 내 물가 상승을 초래하고 동맹국과의 관계를 훼손했다"고 지적하며 "이제는 트럼프 시대의 독단적 통상 기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돈 베이컨 공화당 하원의원은 "광범위한 관세는 나쁜 경제 정책(Bad Economics)"이라며 헌법적 가치를 지킨 대법원의 결정을 지지했다.
외신들은 이번 판결과 펜스 전 부통령 등의 입장이 공화당 내 권력 지형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적 기반이었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사법부와 당내 인사들로부터 동시에 부정당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내 장악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지 언론은 "펜스 전 부통령이 이번 판결을 기점으로 트럼프와의 차별화를 선언하며 전통적 보수 세력의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현직인 JD 밴스 부통령은 이번 판결을 "법원의 무법천지(Lawlessness from courts)"라고 비판하면서 1, 2기 트럼프 행정부의 부통령들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