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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무효화에…한국 반도체·자동차에 미치는 영향은

중앙일보

2026.02.20 21:45 2026.02.20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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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재계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 부과에 위법 판결을 내린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과 동향을 긴장 속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21일 재계와 산업통상부 등에 따르면 일단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자동차 등은 기존 상호관세 대상이 아니었던 만큼, 당장의 타격은 피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전 세계 모든 나라에 대한 10% 글로벌 관세 부과 조치에 착수하면서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불확실성은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epa12763351 US President Donald J. Trump addresses a press conference about the Supreme Court's striking down of most of his tariffs in the briefing room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USA, 20 February 2026. Earlier today, the Supreme Court ruled against President Trump's tariff program. EPA/BONNIE CASH / POOL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지난해 한미 협상에 따라 25%에서 15%로 관세율이 낮아진 자동차 업계는 특별한 변화는 없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품목관세는 이번 판결과 무관해서다. 다만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명확히 정리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8월 트럼프 대통령이 “100%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아직 품목 관세 비율은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 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위해 메모리 반도체를 대량 수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반도체 산업을 경제 안보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 중인 만큼 새로운 압박 수단을 강구할 수 있다"며 “관세뿐만 아니라 수출통제, 대미 투자 요구 등으로 압박 수위가 지속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계에선 지난해 한미 무역협상 타결의 핵심 지렛대였던 ‘마스가(MASGAㆍ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이번 판결로 영향을 받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작년 관세협상 결과로 주요 조선사들이 미국 투자 및 사업 계획을 결정했는데, 이번 판결로 협상 결과가 영향을 받는다면 새로 계획을 짜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3500억 달러 대미투자 합의도 큰틀에선 유지될 듯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율 하향을 대가로 한국 정부가 이미 약속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합의 향방에도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린다. 대규모 대미투자 약속의 법적 근거가 희미해져서다.

그러나 상호관세 무효화 판결이 났다고 해서 당장 기존의 합의를 무르기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의 경우 관세ㆍ투자 합의가 안보 분야 합의와 연동된 상황인 데다, 트럼프 행정부가 곧 ‘플랜B’ 가동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정부도 대미 수출 여건은 변화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 긴급 대책 회의를 연 자리에서 “이번 판결로 대미 수출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졌으나,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된 대미 수출 여건은 큰 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이번 판결 내용과 미 행정부의 후속 조치, 그리고 주요국 동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국익에 가장 부합한 방향으로 총력 대응하고, 우리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과 무역에서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또다시 커지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로선 당장 관세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전략을 바꾸기도 어려워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 간 사안인 만큼 정부 대책이 마련되는 대로 협력해 구체적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뇌관은 중국이다. 상호관세 위법 판결과 함께 중국을 강하게 옥죄던 ‘10~20% 펜타닐 관세’까지 무효화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중 관세 철퇴를 맞으며 한국 등 경쟁국 대비 불리한 위치에 있던 중국 수출 기업들이 족쇄를 풀고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원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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