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 위법판결] "민주당의 애완견"…대법관들 맹비난한 트럼프
보수 6명 중 소수의견 3명엔 "뚝심과 지혜와 나라사랑에 감사"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른바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한 2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대법원의 6대 3 판결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수의견을 낸 대법관 6명을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닝 리소시즈 대 트럼프' 사건 판결 선고 몇 시간 후 백악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나는 법원의 일부 구성원들이 수치스럽다. 우리나라를 위해 올바른 것을 할 용기가 없다니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 45분 동안 후속 대책을 설명하는 한편 보수 대법관 중 3명을 포함해 이번에 위법 판단을 내린 대법관 6명 모두를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미국 연방대법관들의 이념 성향은 보수 6대 진보 3으로 보수 쪽에 기울어 있으나, 이번 사건 판결에서는 보수 6명의 판단이 정확히 절반씩으로 갈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법 판단을 내린 대법관 6명을 싸잡아서 비난했다.
그는 "그들은 바보 노릇을 하고 라이노('명목상으로만 공화당원'이라는 뜻으로, 중도파 공화당원들을 비난하는 표현)들과 급진 좌파 민주당원들의 애완견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법원이 외국 이익에 의해 흔들렸다는 것이 나의 의견"이라고 발언했으며,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설명해 달라는 기자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다수의견을 낸 닐 고서치와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을 임명했던 것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는 즉답하지 않았으나, 이들이 위법 판단을 내린 점에 대해 "이들의 가족들과 서로에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상호관세가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린 연방대법관 6명은 법정 의견인 판결문 다수의견을 대표집필한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이에 찬성한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레나 케이건, 닐 고서치, 에이미 코니 배럿, 커탄지 브라운 잭슨이다. 이들 중 일부는 다수의견과 별도로 결론은 똑같지만 근거 제시와 논리 전개를 달리하는 별개의견 등도 작성했다.
이 중 로버츠는 2005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의해 대법원장에 임명됐고, 고서치와 배럿은 각각 2017년과 2020년에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대법관이 됐다. 공화당 대통령들에 의해 임명된 이들 3명은 모두 전반적으로 보수 성향이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이번 사건에서는 트럼프에게 불리한 판단을 내렸다.
민주당 대통령들에 의해 임명된 대법관 3명은 모두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으로 평가돼 왔으며 이번 사건에서도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위법 판단을 내렸다. 소토마요르와 케이건은 각각 2009년과 2010년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잭슨은 2022년 조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각각 임명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가 적법하다는 소수의견을 낸 클래런스 토머스, 새뮤얼 얼리토, 브렛 캐버노 대법관에 대해서는 "그들의 뚝심과 지혜와 우리 나라에 대한 사랑에 감사한다"며 극찬했다.
이들 대법관 3명은 모두 공화당 소속 대통령들에 의해 임명됐으며 보수 성향과 공화당 지지 성향이 매우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이번에도 예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의견을 냈다. 토머스는 1991년 조지 H. W. 부시 대통령에 의해, 얼리토는 2006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의해, 캐버노는 2018년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각각 임명됐다.
캐버노 대법관은 토머스와 얼리토도 함께 이름을 올린 이번 사건 판결문의 반대의견에서 "정부가 수십억 달러를 반환해야 하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판결에)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고 지적한 뒤 "그 과정은 엉망진창(mess)이 될 것"이라고 다수의견을 비판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임화섭
저작권자(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