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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조절' 실패?…트럼프, '10% 관세' 하루만에 "15%로 인상"

중앙일보

2026.02.2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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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따른 대체 수단으로 발표한 10%의 글로벌 관세를 하루만에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브래디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전날 발표했던 전세계 국가에 대한 10% 관세를 하루만에 1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15% 관세는 해당 관세의 근거가 되는 무역법 122조가 규정한 상한선이다. 행정명령으로 150일간 부과할 수 있고, 연장을 위해선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전 세계 관세 10%를 (법이)허용된 최대치이자 법적으로 검증된 15% 수준으로 올리겠다”며 “이는 즉시 효력을 갖는 조치”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세계의 많은 국가 수십년간 아무런 보복을 받지 않은 채(내가 등장하기 전까지!) 미국을 ‘갈취해왔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핵심 공약이던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하다고 최종 판단한 대법원의 결정에 대해선 “터무니없고 형편 없이 작성됐다”며 재차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반면 10% 관세 부과 하루만에 새 글로벌 관세를 5% 추가 인상하겠다며 세계 무역 질서를 뒤흔들만한 정책을 돌발적으로 변경하면서도 “철저하고 상세하며 완전한 검토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향후 몇 달 안에 트럼프 행정부는 새롭고 법적으로 허용되는 관세를 결정하고 발표할 것”이라며 “이는 우리의 놀라울 정도로 성공적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과정을 계속 이어가게 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행정명령으로 즉각 시행할 수 있는 무역법 122조에 따른 15%의 최대 관세를 ‘임시 방편’으로 삼아 대법원이 위법이라고 판단한 기존의 상호관세를 일단 대체하고, 해당 관세의 부과 시한이 끝나기 전에 다른 법에 근거한 보다 강력한 추가 관세를 준비하겠다는 의미다.

당장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전날 대법원 결정이 나온 직후 “대부분의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301조는 외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조사한 뒤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지난해 3월 4일 워싱턴 DC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의회 합동 회의 연설 중 발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개별 상품은 물론 해당 국가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가 가능하지만 해당법에 근거한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선 사전 조사와 공청회, 판정 절차 등에 통상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트럼프 행정부는 122조에 근거해 150일 동안 부과할 수 있는 관세 부과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전 세계 주요 교역국에 대한 동시 조사를 마친다는 계획이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밖에 이미 자동차를 비롯해 철강, 알루미늄 등에 대한 품목 관세 부과의 근거가 된 무역확장법 232조의 적용 범위를 대폭 확대하거나, 미국 상품을 차별하는 국가에 최대 50%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관세법 338조를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해당 법을 실제 적용하는 데도 정해진 절차가 있고 기존의 상호관세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의 무기로 임의로 활용하기엔 한계가 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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