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 신규 등록 대수는 7만4728대로 33.9%를 차지했다. 국내에서 팔린 전기차 석 대 중 한 대가 중국산이었던 셈이다. 새해 벽두부터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이 뜨겁다. 1월 테슬라가 모델3 스탠다드 RWD로 포문을 열었고, 2월 BYD가 씰 RWD로 맞장구쳤다. 둘 다 중형 세단인데, 실구매가가 3000만원대다.
김기범 로드테스트 편집장([email protected]), 사진= BYD코리아, 테슬라
3000만원대. 수입 중형 전기 세단 가격의 새로운 하한선이다. 신호탄은 지난 1월 17일, 테슬라가 선보인 모델3 스탠다드 RWD(뒷바퀴 굴림). 가격이 4199만원으로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적용하면 앞자리가 3으로 바뀐다. 2월 2일, BYD는 씰(SEAL) RWD를 3990만원에 출시했다. 배터리와 모터, 운전보조 등을 업그레이드한 씰 플러스는 4190만원이다.
둘 다 중국에서 생산한 D세그먼트 후륜구동 전기 세단이다. 물론 실구매가 3000만원대로 살 수 있는 국산 전기차도 있다. 기아 EV3와 EV4, KGM 무쏘 EV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까지는 현대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의 E-밸류 플러스 트림도 가능했지만, 올해는 제주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4000만원대다. 따라서 현재 3000만원대로 살 수 있는 중형 전기 세단은 모델3와 씰이 유일한 셈이다.
가격
구분
BYD 씰 RWD
테슬라 모델3 스탠다드 RWD
가격(원)
3990만
4199만
국고보조금(원)
169만
168만
두 브랜드는 세계 전기차 판매 1~2위를 다투는 라이벌이다. 지난해 1위는 305만7000대의 BYD다, 2위는 221만1000대의 테슬라. 시장 점유율은 각각 16.6%, 12.0%다. 이 집계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PHEV)와 주행거리연장전기차(EREV), 수소연료전지차(FCEV)를 아우른다. 그런데 배터리 전기차만 추려도 순위는 그대로다.
두 대 가운데 선배는 모델3다. 2017년 테슬라가 처음 출시했다. 2018~2020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 전기차였다. 이후 테슬라의 모델Y가 왕관을 이어받았다. 2021년 6월, 테슬라 모델3는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돌파했다. 역대 전기차 가운데 최초다. 2023년 말, 중국 상하기 기가 팩토리에서 만드는 모델3가 부분변경을 거쳤다.
BYD 씰은 2022년 5월 베일을 벗었다. BYD의 해양(Ocean) 시리즈 중 두 번째로 나왔다. 동생뻘이 최근 국내에 2450만원의 가격으로 출시해 비상한 관심 모은 돌핀(Dolphin). 한편, 씰은 2024년 부분 변경을 치렀다. 업데이트한 시점을 고려하더라도, 엄밀히 따져 호기심 끄는 신차는 아니다. 대신 시장의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크기
구분
BYD 씰 RWD
테슬라 모델 3 스탠다드 RWD
길이(㎜)
4800
4720
너비(㎜)
1875
1935
높이(㎜)
1460
1440
휠베이스(㎜)
2920
2875
공차중량(㎏)
2085
1760
덩치는 BYD 씰이 한 수 위다. 차체 길이가 4800㎜로, 테슬라 모델3보다 80㎜ 더 길다. 현대 아반떼(4710㎜)와 쏘나타(4910㎜)의 중간인 셈이다. 실내 공간을 좌우할 휠베이스는 씰이 2920㎜로 모델3보다 45㎜ 넉넉하다. 차체 너비는 모델3가 1935㎜로 씰을 압도한다. 공차 중량 역시 모델3가 1760㎏으로 씰보다 325㎏이나 가볍다.
성능
구분
BYD 씰 RWD
테슬라 모델 3 스탠다드 RWD
최고출력(마력)
313
283
최대토크(㎏·m)
36.7
35.7
0→100㎞/h 가속(초)
5.9
6.2
씰 RWD와 모델3 RWD는 한 개의 전기 모터로 뒷바퀴를 구동한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씰 RWD가 313마력, 36.7㎏·m, 모델3 RWD가 283마력, 35.7㎏·m다. 출력과 토크 모두 씰 RWD가 앞선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 시간은 씰 RWD가 5.9초로, 6.2초의 모델3 RWD보다 0.3초 더 빠르다. 325㎏ 더 무거운 핸디캡을 극복했다.
배터리
구분
BYD 씰 RWD
테슬라 모델 3 스탠다드 RWD
배터리 타입
LFP
LFP
배터리 용량(㎾h)
82.56
67.2
배터리 전압(V)
550.4
345
복합 주행거리(㎞)
449
399
저온 주행거리(㎞)
400
309
상온대비 저온주행거리(%)
89
77
━
직관적인 UI, 꾸준히 개선하는 SW가 모델3의 강점
배터리는 둘 다 리튬인산철(LFP). 과방전 및 과충전 때 화재나 폭발 위험이 적다. 수명이 길고 내구성도 뛰어나며 제조 원가도 낮다. 대신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고 저온 성능이 떨어진다. 따라서 차체에 최대한 많은 배터리 셀을 담을수록 유리하다. 셀을 모듈과 팩 없이 차체에 붙이는 BYD의 ‘CTP(Cell-to-Pack)’ 기술이 좋은 예다. 배터리 용량은 씰 RWD가 82.56㎾h로, 모델3 스탠다드 RWD보다 15㎾h 여유롭다. 환경부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씰 RWD가 449㎞. 1500만 원 더 비싼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 모터와 같다. 모델3 RWD는 399㎞다.
저온 복합 주행거리는 씰 RWD가 400㎞로 상온 대비 10% 떨어진다. 모델 3 RWD는 23% 낮은 309㎞로 인증받았다. 배터리 제조사는 모두 중국이다. BYD는 배터리 회사로 시작한 만큼 자체 개발 및 제작을 고집한다. 테슬라 모델3는 중국 CATL로부터 공급받는다. 최근 보급형 전기차 및 ESS(에너지저장장치)의 수요가 늘면서 국내 회사들도 LFP 배터리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이 올해 양산을 목표로 내건 상태다.
편의장비
구분
BYD 씰 RWD
테슬라 모델 3 스탠다드 RWD
계기판
10.25인치
×
센터 디스플레이
12.8인치
15.4인치
무선 폰 프로젝션
카플레이&안드로이드오토
×
헤드-업 디스플레이
○
×
라디오
○
×
내비게이션
T MAP
자체
스피커
다인오디오 11개+서브우퍼
7개
시트
인조가죽
패브릭+인조가죽
도어핸들
전동식 팝업
수동
V2L
지원
미지원
편의 장비 구색은 씰 RWD가 우위에 있다. 계기판이 따로 없는 모델3와 달리 10.25인치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대신 대시보드 중앙의 터치스크린은 모델3가 15.4인치로, 씰의 12.8인치보다 큼직하다. 그밖에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와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 등 스마트폰 무선 연결(무선 폰 프로젝션) 등의 기능은 씰에서만 만날 수 있다.
내비게이션은 기본이다. 모델3는 자체 지도, 씰은 T MAP을 써서 국내 사용 환경과 더 나은 궁합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씰은 스피커 11개와 서브 우퍼 짝지은 덴마크 브랜드 다인오디오를 품었다. 모델3 스탠다드 RWD는 스피커 7개로 한층 간소하고, 라디오 기능도 없다. 전기차의 전력을 외부 기기에 공급하는 ‘V2L(Vehicle to Load)’은 씰에만 있다.
━
HUD, 안드로이드 오토, 다인오디오 등으로 무장한 씰
테슬라 모델3 스탠다드 RWD는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와 단순화된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용자 경험에 더욱 초점 맞춘 구성을 보여준다. 검증 거친 전기차 플랫폼과 직관적인 사용자 편의성(UI),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한 지속적인 개선 등은 테슬라가 꾸준히 강조해 온 가치다. 디지털 경험 중시하는 소비자가 매력 느낄 요소다. 반면 BYD 씰은 풍성한 편의 장비로 어필하는 전통적 접근법을 취한다.
하지만 둘의 포지셔닝은 같다. 합리적 가격의 중형 전기 세단이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반감을 희석할 첨병이란 점도 같다. 모델3가 소프트웨어와 브랜드 이미지 앞세운 검증된 선택지라면, 씰은 우수한 상품성과 소비자 친화적 가격 전략으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