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ㆍ소고기ㆍ닭고기ㆍ계란 등 주요 식재료 가격이 들썩이면서 햄버거ㆍ김밥ㆍ삼겹살 등 외식 물가도 연쇄적으로 뛰고 있다. 고환율 영향도 본격화되며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부담도 더 커지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20일부터 햄버거와 음료 등 제품 가격을 100~400원 인상했다. 빅맥 단품은 5700원으로 200원 인상됐고, 후렌치후라이(M)는 2500원에서 2600원으로 100원 올랐다. 버거킹도 이달 12일부터 와퍼 등 햄버거와 음료 등 제품 가격을 100~200원씩 인상했다.
다른 외식 품목들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 20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준 김밥의 평균 가격은 3800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7.4%(262원) 상승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해도 2%(77원)가 올랐다. 삼겹살 200g 가격은 2만1056원으로 전달보다 0.9%(206원), 1년 전보다는 3.8%(774원) 상승했다.
외식 업계는 가격 인상이 식재료 등의 원가 부담 상승을 이유로 꼽고 있다. 맥도날드도 전날 가격 인상을 발표하며 원부자재 등 원가 부담 상승을 인상 이유로 들었다.
실제 주요 식재료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9일 기준 쌀 20㎏ 평균 소매가격은 6만3386원으로 전년 대비 15.8%, 평년(5년 평균) 대비 16.5% 상승했다. 축산물도 공급 부족과 가축 전염병 등의 영향으로 가격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소고기 안심(1+) 100g 소매가격은 1만5535원으로 전년보다 9.5% 올랐다. 닭고기는 ㎏당 5807원으로 전년 대비 1.7%, 삼겹살 100g은 2681원으로 전년 대비 6.3% 올랐다. 계란 특란 10구는 3940원으로 전년보다 23.2% 오른 상태다.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되는 수입물가 상승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수입물가(원화 기준)도 전월 대비 0.4% 오르며 7개월 연속 상승했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1.2% 하락한 상태다. 품목별로는 수입 닭고기는 전년 대비 27.6%가 상승하는 등 가격 상승 폭이 축산물 중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국산 소고기는 관세율이 지난해 1.2~4.8%에서 올해부터 0%가 됐지만, 가격은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다. 19일 미국산 냉장 척아이롤 평균 가격은 100g당 3783원으로 전년(2550원)보다 48.3%나 올랐다. 갈비살(냉장) 100g은 4913원으로 전년보다 5.8% 오른 상태다. 수입 소고기 가격 상승은 이를 주재료 쓰는 갈비탕, 스테이크 등 외식 메뉴 가격 상승을 불러온다.
이런 농축산물 가격 상승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이달 11일 낸 ‘설 명절 대비 농축산물 물가안정대책 진단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5년 농축산물 물가는 연평균 4.8%씩 상승했는데, 생산비와 유통비용 상승이 가격에 지속해서 전가된 영향으로 분석했다. 특히 축산물(4.3%)과 과실류(8.3%)의 가격 상승 폭이 컸다. 보고서는 “농축산물 수급ㆍ유통 구조 전반에 대한 중ㆍ장기적 개선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도 구윤철 부총리를 의장으로 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특별관리에 나서고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부의장을 맡고 있다. 정부는 특히 업체 간의 짬짜미가 가격 인상을 부추긴다는 판단 아래 담합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 사회는 설탕, 밀가루, 육고기, 물고기 등 경제 산업 전반에서 반시장적인 담합행위가 뿌리 깊게 퍼져있다”며 “시장 지배력을 악용한 이런 담합행위는 국민 경제발전을 방해하는 암적 존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