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구직난이 심화하며 구직자들이 돈을 지불하고 일자리를 얻으려는 ‘역채용’(reverse recruiting) 트렌드가 관심을 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8일(현지시간) “일자리를 얻기가 너무 어려워지면서 이제는 기업이 아닌 구직자들이 채용 담당자에게 돈을 내고 있다”며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그간 기업이 인재를 찾기 위해 채용 담당자들에게 돈을 지불했으나 이제는 구직자들이 치열한 구직 시장을 뚫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의미다.
역채용 서비스는 주로 이용자가 취업에 성공할 시 급여 일부를 서비스 제공자에게 지불하는 구조로 운용된다. 또는 단순 이력서 검토와 자문을 넘어 채용 담당자가 이용자를 대신해 직접 이력서를 제출해주는 대가로 정액 요금을 받기도 한다.
WSJ는 대표적인 역채용 서비스 중 하나로 ‘Refer’(리퍼)를 소개했다. 리퍼는 현재 미국 내 상위 20개 대학 출신 구직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리퍼의 하루 평균 신규 구직자 수는 지난해 8월 10명에서 최근 약 50명으로 증가했다. 약 2000개 기업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리퍼를 통해 취업에 성공한 다니엘 베하라노(36)는 WSJ에 “채용 관리 시스템 속 수많은 지원자 사이에서 가려지지 않았다”며 “신선했다”고 말했다. 그는 채용 뒤 리퍼에 첫 월급의 20%를 지불했다.
또다른 역채용 서비스 회사 리버스 리크루팅 에이전시는 구직자로부터 월 1500달러(약 216만원)를 받는다. 이곳은 커리어 코칭, 이력서 및 링크드인 프로필 작성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주당 최대 100건의 이력서를 이용자 대신 제출한다. 채용이 확정되면 이용자는 첫 해 연봉의 10%를 지불하며 이미 납부한 첫 달 수수료는 차감된다.
역채용 서비스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미국 내 심각한 구직난이 있다. 미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실업자 수가 구인 규모를 넘어섰다. WSJ은 미 연방정부 자료를 인용해 “평균 구직 기간이 지난해 12월 기준 약 6개월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5일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CG&C)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기업이 2009년 침체기 이후 1월 기준 가장 많은 감원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미국 기업은 10만8435명의 감원을 발표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한 수치다. 이에 반해 기업의 신규 채용 의향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5306건으로 해당 기관이 2009년 이후 집계한 이래 1월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