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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성공보수로 공익재단 설립…국가 폭력 피해자 돕는 그들

중앙일보

2026.02.21 13:00 2026.02.2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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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숙재생원 피해자협의회는 지난 1월 28일 부산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와 부산시의 배상 책임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이은지 기자
부산 최초의 부랑인 수용시설인 ‘영화숙·재생원’의 피해자 소송을 맡아 승소한 변호사들이 성공보수를 갹출해 공익재단 설립을 추진한다. 공익재단은 전국의 집단수용시설 피해자에게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을 안내하고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22일 부산 영화숙·재생원피해생존자협의회(이하 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쯤 국가 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공익 재단을 설립한다. 설립 비용은 영화숙·재생원의 피해자 소송을 맡았던 변호사 19명이 성공보수 일부를 기부해 충당한다. 금액은 1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재단 설립 2024년 말부터 추진…전국 피해자 1000명 넘어

공익재단 설립은 영화숙·재생원 피해자들이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한 2024년 12월 말부터 논의됐다. 손석주 협의회 대표는 “부산 형제복지원, 대구희망원, 서울 아동보호소 등등 국가로부터 보상받지 못한 피해자로 확인된 이들만 1000여명에 이른다”며 “영화숙·재생원 재판이 승소하면 또 다른 집단수용시설 피해자를 돕기 위한 재단을 설립하자는 공감대가 2024년부터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영화숙·재생원 사건 소송을 맡은 변호사들이 승소하면 성공보수 일부를 내놓겠다고 제안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영화숙·재생원 사건 소송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산지부 소속 변호사 17명과 법무법인 해마루 소속 변호사 2명이 법률대리인을 맡았다.

민변 부산지부 정상규 변호사는 “민변 내에서도 재단 설립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사회 환원 차원에서 기부하겠다는 뜻이 모였다”며 “재단 설립으로 피해자들이 국가로부터 사과를 포함해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마중물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산 영화숙 재생원 강제수용시설. 사진 부산시

재단 설립은 영화숙·재생원 피해자 185명에게 총 511억원을 배상하라는 1심 판결이 지난 19일 확정되면서 본격화됐다. 재단은 협의회와 시민단체가 맡아 운영한다. 손 대표는 “올해 하반기쯤 재단이 출범할 수 있도록 시민단체와 수시로 회의를 하고 있다”며 “그동안 여러 가지 사정으로 국가 상대 소송을 낼 수 없었던 이들의 법률 지원을 비롯해 피해를 인정받은 이들이 지자체가 아닌 국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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