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럴드 포드함 두번째 임무 연장…최장 11개월 임무에 가족·승조원 고통
해군 '장병과 가족 지원이 최우선'…함장 "조국이 부르면 우리는 응답"
장례식 놓치고 변기 막히고…이란 배치로 한계 이른 美 항모
제럴드 포드함 두번째 임무 연장…최장 11개월 임무에 가족·승조원 고통
해군 '장병과 가족 지원이 최우선'…함장 "조국이 부르면 우리는 응답"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는 제이미 프로서는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에 근무 중인 아들이 증조부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버지니아주 노포크항을 출항한 제럴드 포드함의 임무 기간이 두차례나 연장되면서 예정했던 때에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럴드 포드함의 또 다른 승조원은 어린 딸과 1년 가까이 만나지 못하게 되면서 해군을 떠날 결심을 하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럴드 포드함 중동 배치 결정으로 승조원 5천여명과 가족들이 이 같은 고통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항공모함 배치 기간은 통상 6개월 정도로, 필요시 몇 달간 연장할 수 있도록 계획된다.
하지만 제럴드 포드함의 배치 기간은 이미 8개월을 넘어섰다.
지난해 6월 유럽 순항 목적으로 출항한 제럴드 포드함은 지난해 10월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을 위해 카리브해에 투입됐고, 올해 초에는 대이란 작전을 위해 중동으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에 따라 오는 4월 말이나 5월 초까지는 모항으로 돌아올 수 없는 상황이다.
배치 기간도 11개월까지 늘어날 전망으로, 연속기간으로는 역대 최장으로 평가된다.
임무 배치 기간이 예상치 못하게 길어지면서 승조원들의 분노와 좌절도 깊어지고 있다.
WSJ이 인터뷰한 한 승조원은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것도 힘들지만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아들을 만날 생각에 들떠있던 찰린 포스턴은 지난달 말 배치 연장 소식을 전해 듣고는 눈물을 터트렸다며 "아들이 집에 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WSJ에 말했다.
승조원들은 전화와 메시지 등으로 가족과 연락을 취하지만 작전 기밀상 수주간 연락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도 이어진다.
함내에서 화장실 변기가 막히는 등 정비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는 것도 큰 고충이다.
해군 관계자는 제럴드 포드함의 화장실 배수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해 하루 평균 한 차례씩 유지보수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마크 몽고메리 전 해군 소장은 8개월이나 항해를 하게 되면 장비 고장이 발생하기 시작하고 계획된 일정에 맞춰 정비하지 못하면 다른 함정의 정비와 훈련 주기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임무 부담은 제럴드 포드함뿐 아니라 해군 전체의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4∼5월 해리 트루먼 항공모함이 홍해에서 후티 반군의 공격에 대응하던 중 전투기 여러 대를 잃었는데 사고 원인으로 지나치게 높은 작전 강도가 지목된 바 있다.
해군 당국은 성명을 통해 배치 연장에 따른 어려움을 인정하며 장병들과 가족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스카로시 제럴드 포드함 함장은 승조원 가족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두 번째 연장 조치는 자신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계획했던 일정을 포기해야 하는 많은 장병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조국이 부르면 우리는 응답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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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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