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이해인(21)이 패션의 도시 밀라노에서 두루마기 자락을 휘날리며 저승사자로 변신했다.
이해인은 2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펼쳐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피겨 갈라쇼에 나섰다. 여자 싱글 8위에 올랐던 이해인은 메달리스트와 상위 선수들만 초대 받는 귀한 무대에 섰다.
이해인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속 ‘사자보이즈’로 변신했다. 갓을 쓰고 검정 두루마기를 걸친 채 부채까지 들고 저승사자가 됐다.
두루마기를 벗어던지고 헌트릭스로 변신해 케데헌의 OST ‘What It Sounds Like’에 맞춰 연기를 이어갔다. ‘나는 백만조각으로 부서졌고, 돌이킬 수 없어. 하지만 깨진 유리조각들 속에 담긴 아름다움을 보고 있어. 상처는 내 일부가 되었어’라는 가사처럼, 이해인은 우여곡절을 겪었던 과거를 피하지 않고 이겨냈다.
앞서 이해인은 출국 전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케데헌을 감명 깊게 봐 안무를 짰다”며 “혹시 운 좋게 초청을 받았는데 의상이 없으면 안 된다. 갓과 부채를 챙겨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남자 싱글 4위에 오른 차준환(25)도 갈라쇼에서 뮤지션 송소희의 국악을 품은 보컬이 빛나는 ‘낫 어 드림’(Not a Dream)의 선율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흰색 상의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트리플 점프와 스텝 시퀀스, 스핀 연기를 섞어가며 한국의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알렸다.
차준환은 “제가 피겨에 반하게 됐던 게 자유로움이었다. 이 곡을 들었을 때도 자유로움을 많이 느껴서 갈라쇼 배경음악으로 선택했다”며 “올림픽이라는 세계인의 축제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한국을 알릴 수 있는 곡으로 공연하고 싶었다”며 웃었다. 차준환은 여자 싱글 니나 페트로키나의 연기 때 깜짝 출연해 일리야 말리닌(미국)과 함께 구애하다 퇴짜를 맞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갈라쇼에서 스페인 아이스댄스 올리비아 스마트-팀 디크 조는 축구공을 직접 차는 페널티킥 장면을 연출하며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하는 스페인 대표팀의 우승을 기원했다. 남자 싱글에서 점프 실수로 메달권에 들지 못했던 말리닌은 고난도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에 이어 백플립을 펼쳐 아쉬움을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