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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노림수? 미국내 수입차 가격 뛸 때 한국차만 하락한 이유

중앙일보

2026.02.21 21:31 2026.02.2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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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관세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차 관세 정책 시행 이후 실제로 미국 내 자동차 생산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독일산 등 수입차 신차 판매가격은 크게 상승했지만, 한국산 차는 되레 가격이 하락해 ‘빛 좋은 개살구’에 그쳤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JD파워는 2월 미국 판매 신차 중 미국산 차량 비중이 5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또 시카고연방준비은행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분야에서 벌어들이는 관세가 전체 관세 수입의 18% 이상을 차지한다고 했다.

타이슨 조미니 JD파워 부사장은 “자동차 산업은 생산 준비 기간이 길고 이미 안착한 글로벌 공급망 등으로 방향을 바꾸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미국산 차량 성장 속도는 거의 최대속도”라며 “완성차 업체들이 관세를 피하려 미국 내 생산기지를 더 많이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내 수입산 신차의 경우, 트럼프발 관세정책으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캐털리스트IQ는 차량식별번호(VIN)를 기반으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 초까지 미국 신차 가격을 분석한 결과, 캐나다·일본·독일·멕시코산 차량의 권장소비자가격(MSRP)이 가장 크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캐나다산은 4000달러 이상 올랐는데, 가격상승률이 10%에 육박한다. 일본산은 3300달러 이상, 독일산은 2800달러 이상, 멕시코산은 1500달러 이상 올랐다.

반면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된 차량은 미국 현지 가격이 오히려 100달러 이하 소폭 하락했다. 현대차·기아, 한국GM 등이 판매가를 올리지 않고 관세 부담을 자체적으로 떠안았기 때문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해 4월 관세가 미국 내 차량 가격 인상으로 직결되는 것이 아니라며 “미국에서 판매가격을 인상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22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진 모습. 뉴스1
현대차·기아의 가격 유지정책은 현지 시장점유율 상승을 이끌었지만, 실적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183만6172대를 판매해 역대 최고 판매 기록을 세웠다. 미국 내 시장점유율도 역대 최고인 11.3%였다. 다만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3.6% 줄어들었다. 총 7조2000억원(현대차 4조1000억원·기아 3조1000억원)의 관세비용 부담 탓이었다.

미국 자동차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생산재편을 계속 발표하고 있고, 관세 수입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자동차 산업에서 의도한 효과를 낸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해석했다.



고석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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