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북 콘서트를 열고 5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오 시장은 최근 양강 구도가 뚜렷해진 더불어민주당 소속 예비 후보들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동시에 때렸다.
오 시장은 새로 낸 책 『서울시민의 자부심을 디자인하다』북콘서트에서 민주당 소속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차례로 견제구를 던졌다. 첫 타자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었다. 오 시장은 “성수동 1가 6번지가 내 고향”이라며 “태어난 곳을 일부러 챙기진 않겠지만 자연스럽게 마음이 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2010년 성수동을 IT 산업개발진흥지구로 지정한 이후 IT 업종에 종사하는 2~30대가 출근하며 카페·식당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성수동 개발을 자신의 최대 업적으로 내세우는 정 구청장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오 시장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해체’를 1호 공약으로 내세운 전현희 민주당 의원에 대해선 “몰지각하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지난 2일 서울시장 출마 선언 때 “DDP를 해체하고 그 자리에 K팝 공연장인 ‘서울 돔’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DDP는 흑자가 난 지 꽤 됐고, 서울의 랜드마크를 창출했다”며 “참으로 부끄러운 주장”이라고 했다. DDP는 오 시장 재임 기간인 지난 2007년 ‘디자인 서울’ 사업 일환으로 세운 복합 문화 공간이다.
공식 출마 선언은 없었지만 이날 행사는 5선 도전을 공식화한 자리로 해석됐다. 오 시장은 6월 선거에 대해 “이재명 정부의 3권 장악 시도가 집요하다. 입법권은 물론이고 행정권도 장악, 사법권까지도 굴복시키겠다는 기세가 등등한 모습을 보인다”며 “이번 선거는 중앙권력을 장악하는 정부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스스로 자제할 수밖에 없게 하는 견제의 선거가 돼야 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거부한 장동혁 대표를 겨냥해 “의원총회를 통해 추인되지 않는 한 당의 공식 입장이라고 말하기에는 여러 문제점이 있다”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 판단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의 의견이 많은 국민의 보편적 생각과 매우 괴리돼 있다. 우리 당에서 벌어지는 노선 갈등은 국민이 보기에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내란 수괴 사건 1심에서 무기징역 선고를 받았음에도 장 대표가 ‘무죄 추정의 원칙’을 강조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오 시장은 “장 대표의 입장 표명은 사전 절차를 충실히 이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 정도 중차대한 사안이라면 적어도 당의 중진 연석회의나 의원총회 같은 공식적인 (의원들의) 총의를 모으는 절차를 거쳐서 입장을 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그런 사전 절차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원 게시판 사건’으로 제명되자 오 시장은 “장 대표가 기어이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면서 “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오 시장은 장 대표에게 점점 더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수도권 초선 의원은 “당 지지율이 20%대에 머물러 있는 건 결정적으로 장 대표 리더십의 문제”라며 “선거 캠페인 자체를 당 지도부의 노선과 색깔을 무시하고 치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뒤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세계 5위 도시에 안착하는 서울시를 만드는 것이 제 소명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소명을 위해 책임을 다할 것이고, 그것 외에 어떤 다른 생각도 해본 적이 없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재섭·권영세·권영진 국민의힘 의원과,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윤희숙 전 의원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