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그리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되는 곳. 그렇지만 어느 정도 높여야 하는 자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주고받았다. 상대가 복 많이 받기를 ‘바라는 마음’을 말에 담았다. ‘-으세요’로 그것을 전했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으)세요’는 ‘-(으)시어요’를 줄인 말이다. 종결어미로 의문, 설명, 명령, 권유의 뜻을 나타낸다.
“내일 시간 괜찮으세요?” “어디 가세요?”에선 ‘의문’, “인상이 참 좋으세요” “우리 어머님이세요”에선 ‘설명’, “조용히 하세요” “이름을 꼭 쓰세요”에선 ‘명령’, “이거 한번 드셔 보세요” “먼저 들어가세요”에선 ‘권유’의 뜻으로 쓰였다.
국어사전의 설명을 있는 그대로 따르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는 적절치 않은 표현이 된다. 명령형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불편해하는 시선도 있다. “올해도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같은 표현도 마찬가지이니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식의 표현을 권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우리의 언어 현실은 국어사전에 보이는 이전의 표현 방식과 많이 다르다. 얼마간의 이탈이 아니라 변해서 새로이 자리를 잡았다. ‘복 많이 받으세요’의 ‘-으세요’를 명령형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어떤 일을 이루거나 하기를 바람”을 뜻하는 ‘기원’으로 통한다.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도 형용사에 ‘명령’을 뜻하는 ‘-세요’를 붙였다고 말하기 어렵다. 여기서도 ‘-세요’는 ‘기원’이나 ‘소망’을 뜻한다. 국어사전에 반영되는 게 당연하다. 그러면 문법적인 논란도 사라지고 우리의 언어생활도 더 편리해진다. “행복하세요”를 “행복하게 지내세요”로 고칠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