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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트럼프, 곱게 안물러날 것” 유럽 “관세합의 재검토”

중앙일보

2026.02.22 07:26 2026.02.22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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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현지시간) 나온 미국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결정에도 중국은 경계감을 늦추지 않았다. 다음 달 31일부터 4월 2일까지 9년 만에 중국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맞아 미·중 정상회담 테이블에 올릴 미국산 대두 구매량, 대만 이슈 등 협상 카드를 재점검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방중 D-37일을 맞는 22일, 상하이에 본사를 둔 정책자문 싱크탱크인 스쥐즈쿠(識局智庫)는 미국 대법원 판결이 중국에 끼치는 영향은 “절대 단순 호재로 요약할 수 없다”는 내용의 분석을 발표했다. 스쥐즈쿠는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는 희비가 엇갈리고, 중장기적으로는 난기류 가득한 복잡한 국면이 펼쳐질 것”이라며 “미국의 대중국 무역 압박은 ‘책상을 뒤엎는’ 행정명령에서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 등 법률 틀 안에서의 ‘정밀타격’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9일간의 춘절(음력설) 연휴로 중국 외교 당국의 공식 입장은 24일 나올 전망이다. 관영 신화사의 소셜미디어(SNS)인 뉴탄친(牛彈琴)은 21일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트럼프는 곱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대법원 위법 결정 직후 새로 10% 관세(곧 15% 조정)를 내놓으며 형식만 바꾸고 내용은 바꾸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국 전문가들은 4월 초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유리한 위치에 섰다고 판단했다. 우신보(吳心伯) 푸단대학 국제문제연구원장은 중앙일보에 미국 대법원 판결이 “중국을 더 유리한 위치에 올렸다”며 “올해 말 미국 중간선거에서 농민 표심에 영향을 끼칠 ‘대두 수입 카드’를 중국이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추가 관세가 위법이 된 이상 “미국산 대두를 중국이 계속 구매하게 하려면 워싱턴은 과학기술 규제를 완화하거나, 고성능 반도체 판매를 허용하는 등 양보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어 이번 판결로 정상회담의 핵심 이슈가 무역에서 대만 문제로 이동했다면서 “트럼프는 방중 기간 대만 문제에서 일정한 유연성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유럽은 판결 이후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재검토하겠다는 목소리를 냈다. 베른트 랑게 유럽연합(EU) 의회 국제무역위원장은 21일 X(옛 트위터)에 “무제한적이고 자의적인 관세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을지 모른다”며 “(상호관세) 판결과 그 결과를 신중하게 평가해야 한다. 23일 긴급회의를 소집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진행 중인 무역 합의를 재검토할 것을 시사한 것이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이날 ARD방송 인터뷰에서 “(위법 판결 이후) 독일 경제에 대한 관세 부담이 완화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니콜라 포리시에 대외무역 담당 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15% 신규 관세에 대해 “우린 더는 순진하게 굴어선 안 된다”며 “필요하다면 EU는 (미국에 반격할) 적절한 수단을 직접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존 상호관세율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인 10%를 적용받았던 영국은 미국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8일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고 농산물 시장을 일부 개방해 미국 수출 관세율을 50%에서 18%로 낮추기로 한 인도는 미국과의 무역 회담을 연기하고 이번 판결의 의미를 검토하기로 했다.





신경진.이승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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