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현지시간) 나온 미국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무효 판결이 세계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영국 BBC는 “대통령이 펜을 한번 휘두르거나 소셜미디어(SNS)에 게시물을 클릭하는 것만으로 세 자릿수 관세를 부과할 수 있었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법원의 견제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주’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관련 궁금증을 Q&A로 풀었다.
Q : 판결의 핵심은.
A : 연방 대법원은 트럼프가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며 근거로 삼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권한은 명시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1977년 발효된 IEEPA는 외국이 미국의 국가안보나 외교정책, 경제에 이례적이고 특별한 위험의 원인이 된다고 판단하면 대통령에게 국가 비상사태 선포로 경제 거래를 통제할 여러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 권한에 관세 부과도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관세 부과는 의회의 고유 권한이라고 해석했다.
Q : 어떤 의미가 있나.
A : 관세를 무기로 세계 각국과 협상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일단 제동을 걸었다는 의미가 크다. 뉴욕타임스(NYT)는 “대법원 판결은 트럼프의 경제정책에 큰 타격을 입혔고, 급변하는 (미국의) 무역정책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세계시장에도 새로운 불확실성을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외교정책의 핵심적 수단을 박탈한 것으로, 집권 2기 각국 지도자를 압박하고 국제질서를 재편하려던 트럼프의 구상도 동력을 잃게 됐다”고 짚었다.
Q : 관세는 무효가 되나.
A : IEEPA를 근거로 부과한 국가별 상호관세는 위법이다. 한국에 적용하던 상호관세 역시 무효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에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플랜B를 가동했고, 하루 만인 21일엔 관세율을 법이 정한 최고 한도인 1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무역법 122조는 대통령이 ‘미국의 크고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 등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15%, 최장 150일(의회 승인 거쳐 연장 가능)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트럼프는 또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조사를 시작한다고도 밝혔다. 무역법 301조는 불공정하고 차별적 무역 관행을 취하는 국가에 관세 부과 등을 통해 대응할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한다.
Q : 이미 낸 관세, 환급받을 수 있나.
A : 대법원 판결은 관세 환급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펜실베이니아대 연구 결과를 인용해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인한 환급 요구액이 1750억 달러(약 254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대법원 판결 이전 이미 관세 환급 소송을 낸 기업이 1500개가 넘고, 이번 판결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환급 여부를 수년간 소송으로 다투겠다고 한 만큼, 국제무역법원(CIT) 판단 등을 거치며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Q : 품목 관세는 어떻게 되나.
A : 무역확장법 232조 등에 근거해 부과한 자동차·부품 15%, 철강 50% 등 품목 관세는 여전히 유효하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특정 산업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