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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 쩔쩔 매는 40대 김과장…'취업률 75%' 베테랑 과외 받는다

중앙일보

2026.02.22 12:00 2026.02.22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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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광고회사에 다니던 이모(48)씨는 지난해 12월 조기 퇴직했다. 회사 경영 사정이 악화하면서다. 이씨는 한두 달 안에 관련 업종으로 재취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연봉 등 조건이 괜찮은 기업의 채용 공고에는 수십명의 지원자가 몰렸고, 서류 전형에서 탈락하는 일이 반복됐다. 이씨는 “계속되는 실패에 무력감만 커진다”고 했다.
서울 중장년취업사관학교를 찾은 한 중년(왼쪽)이 전문 취업 컨설턴트와 1대 1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는 이씨와 같은 중장년층의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중장년취업사관학교’(중취사)를 본격 출범한다고 22일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직장인의 평균 퇴직 연령은 49.4세로 국민연금 수급 시점까지 약 15년간 ‘소득 크레바스(절벽)’가 발생한다.

이런 현실에서 중취사는 인재 등록부터 경력 진단·상담·훈련·기업 매칭까지 이어지는 통합 지원 체계를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시는 5년간 누적 취업률 75.4%를 기록한 ‘청년취업사관학교’를 운영한 경험도 있다. 중취사 설계 과정에는 지난해 7월 서울시 50플러스재단이 실시한 ‘중장년 1만 명 일자리 수요조사’ 결과가 반영됐다. 응답자의 82.6%는 5년 이내 재취업을 원했다.

중취사 운영은 50플러스재단이 맡았다. 현재 서부·중부·남부·북부·동부 등 5개 권역 50플러스 거점 캠퍼스에 각각 1곳씩 설치됐으며, 2028년까지 16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취사에 등록하면 우선 기초교육을 통해 조직 적응력과 실천 의지 등을 점검받는다. 이후 기초교육 이수자를 대상으로 전문 취업 컨설턴트가 1대 1로 배정돼 상담과 경력 진단을 지원한다.

중취사는 개인의 취업 준비 수준에 따라 탐색반, 속성반, 정규반 등 세 유형의 실전형 취업 훈련을 제공한다. 탐색반은 경력 전환을 고민하는 중장년을 대상으로 8시간 동안 직무 체험, 설명회, 특강 등을 운영한다. 속성반은 2개월 이내 단기 실무 중심 과정이다. 약국 사무원이나 역사·문화체험 강사, 공동주택 사전점검 실무자 등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훈련 과정을 구성했다. 정규반은 최대 3개월간 집중 교육과 현장 실습을 병행하며 에어컨 분해·세척 창업 과정, AI(인공지능) 전문 강사 양성과정 등이 마련됐다.
지난해 9월 열린 '서울시 중장년 정책포럼 2025'에서 중장년취업사관학교 비전이 소개됐다. 사진 서울시

중취사 취업 훈련은 모두 120개 과정에 3000명이 수강할 수 있다. 실제 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업 수요를 반영해 과정을 촘촘히 설계했다는 것이 서울시 설명이다. 중취사 전 과정은 무료다. 서울 거주 40세 이상 시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모집 일정은 과정별로 다르며 자세한 내용은 중장년 전용 일자리 플랫폼 ‘일자리몽땅’ 홈페이지(50plu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2028년까지 중취사를 통해 1만7000명의 중장년을 취업시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중취사는 기업과 구직을 희망하는 중장년을 직접 연결해주는 ‘중장년 경력인재 지원사업’도 병행한다. 올해 대상자는 지난해의 4배가량인 2000명으로 확대했다. 해당 사업은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서울 소재 기업에서 주 30시간 이상 근무하는 ‘채용형’과 수도권 기업·공공기관에서 월 최대 57시간(주 15시간 미만) 일하는 ‘직무 체험형’으로 나뉜다. 이밖에 50플러스재단은 권역별 잡페어와 대규모 일자리박람회도 열 계획이다.

강명 50플러스재단 대표이사는 “중취사는 그간 파편화됐던 중장년 일자리 지원 사업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은 것”이라며 “40대부터 경력 전환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신뢰받는 취업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민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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