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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 '서울병' 앓는다더니…7000억 매출 대박 난 명소

중앙일보

2026.02.22 12:00 2026.02.22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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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기간 즐거운 한국 백화점 탐방기’ ‘진짜 한국인들이 쇼핑하는 곳은 바로 여기’ ‘한국에 오면 꼭 들러야 할 백화점 매장들’….
최근 중국 대표 소셜미디어(SNS) 더우인(抖音, 중국판 틱톡)에 한국 백화점을 방문했다며 쏟아진 인증 영상들이다.

대표적인 내수산업으로 꼽히던 국내 백화점 업계가 ‘글로벌 업장’으로 대변신 중이다. 주요 백화점 3사(전체 매출기준 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현대백화점)는 외국인 고객 매출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내고 있다. 올해 각 사의 외국인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올 춘절(春節·중국의 설) 기간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이런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서울 여의도의 더헌대서울 매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 사진 현대백화점

K컬처의 인기로 방한 외국인이 늘어난 데다, 여행 트렌드가 단체 관광에서 개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자유 쇼핑족’이 증가한 영향이란 분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월 외국인 매출이 900억원을 넘어 월별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외국인 매출은 2023년보다 3.5배 늘어난 6000억원대 중반으로 연간 최대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외국인 매출액이 각각 7348억원, 7000억원대로 역대 기록을 새로 썼다. 지난해 내수 부진 속에 백화점 3사가 모두 실적개선에 성공한 것도 외국인 매출이 내수 공백을 메웠기 때문이다.

김경진 기자
특히 백화점 3사는 이번 춘절 기간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신세계백화점(본점·강남점·센텀시티점)의 지난 14~18일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 춘절(1월 26~30일) 대비 2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본점의 중국인 고객 매출은 416%나 뛰었다. 현대백화점의 더현대서울 역시 같은 기간 중국인 매출이 210% 늘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13~18일 외국인 매출이 전년 춘절(1월 24~29일)보다 120%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같은 기간 중국·대만 등 중화권 고객 매출은 260% 늘어 역대 춘절 기간 중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을 찾은 외국인 고객들. 사진 롯백백화점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더현대서울의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 매출 비중은 3~4년 전까지 한 자릿수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0% 가까이 치솟았다. 여기에 국적도 과거엔 대다수가 중국인이었으나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외국인 고객은 객단가가 높은 ‘큰손’이기도 하다. 이번 춘절 기간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서 중국인 고객의 명품 매출은 지난 춘절보다 300% 이상 급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연 3000만원 이상을 쇼핑하는 최상위 등급 S-VIP 외국인 고객수가 증가세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 사진 신세계백화점
백화점이 이런 특수를 누리는 건 우선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해서다.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1894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2000만명을 넘을 수 있단 관측이다. 특히 중국 젊은이들은 한국을 여행한 뒤 서울을 그리워하는 ‘서울병(首尔病)’을 호소할 정도다. 실제 중국 SNS엔 “서울병이 또 도졌다”는 글과 함께 한국 백화점 등에서 쇼핑하는 영상이 잇따라 올라온다.

원화약세도 외국인의 쇼핑 수요를 백화점으로 이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광객이 원화로 표시된 백화점 제품 가격을 자국 통화로 환산했을 때 저렴하다고 인식하면서 명품과 고가품을 면세점이 아닌 백화점에서 구매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가 쇼핑·미식·체험을 동시에 즐기려는 외국인들의 트렌드를 공략해 체험형 팝업스토어와 식음료(F&B) 매장에 힘을 주고, 외국인 멤버십 혜택을 강화한 전략도 주효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외국인 관광객이 매출을 좌우하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외국인 고객을 끌어오려는 백화점들의 점포별 특성화 마케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선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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