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겨울 축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을 뒤로 하고 막을 내렸다.
6곳의 선수촌, 4곳의 클러스터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렸던 92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2900여명 선수단은 2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에서 열린 폐회식에서 4년 뒤 열리는 2030 알프스 동계올림픽을 기약하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선수 71명 등 130명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한 대한민국은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를 따내 종합 순위 13위를 기록했다. 목표로 내걸었던 톱10에는 끝내 닿지 못했지만, 14위를 기록했던 2022년 베이징 대회보다 한 계단 도약하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전통의 효자 종목 쇼트트랙에선 2관왕 김길리의 활약을 앞세워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따내 목표를 채웠고, 스노보드에선 여자 하프파이프 최가온이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는 등 금메달과 은메달, 동메달을 하나씩 수확하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한국은 스포츠 외교 무대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각종 의사 결정을 주도하는 집행위원 선거에서 당선됐고, 봅슬레이 선수 출신인 원윤종은 IOC 선수위원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해 8년 임기의 선수위원으로 뽑혔다. 이로써 한국은 다시 2명의 IOC 위원을 보유하게 됐다.
폐회식은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의 대표작 중 하나인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이야기로 문을 열었다. 오케스트라의 선율과 맞춰 과거 베로나 아레나에서 열렸던 오페라의 재연 모습이 오프닝 영상으로 소개됐고, 주인공들은 거대한 샹들리에가 설치된 무대로 나와 공연을 펼쳤다. 이어 이탈리아 국기가 게양되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이 입장해 관중들에게 인사했다.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를 밝혔던 올림픽 성화는 1994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남자 크로스컨트리 스키 계주 금메달을 합작했던 전 이탈리아 대표팀 선수들의 손으로 폐회식장으로 도착했고, 오륜 모양의 구조물로 옮겨지며 경기장을 환하게 밝혔다. 이어서는 한국을 비롯한 각국 선수단이 입장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올림픽 은퇴를 선언한 쇼트트랙 최민정과 은메달 2개를 획득한 쇼트트랙 황대헌이 기수를 맡았다.
폐회식 후반부는 오페라 ‘나비부인’의 주제가가 울려 퍼지며 분위기가 고조됐다. 올림픽기는 차기 개최지인 프랑스 알프스로 건네졌고, 프랑스 국기가 게양되면서 4년 뒤를 기약했다.
이후 2030 알프스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준비한 공연과 알프스를 소개하는 영상이 이어졌다. 조반니 말라고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과 코번트리 IOC 위원장의 폐회 연설이 끝난 뒤에는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를 밝혔던 두 개의 성화가 꺼지면서 대회의 종료를 알렸다.
암전된 경기장은 폐회식을 열었던 오페라 ‘리골레토’가 등장해 다시 빛을 비췄고, 다음 달 6일 개막하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패럴림픽을 소개하는 공연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축제 분위기의 공연을 뒤로 하고 선수들은 각자의 길로 발걸음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