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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아주 개망신 당할 것"…국힘 공천 '지옥훈련' 경고 [스팟인터뷰]

중앙일보

2026.02.22 22:08 2026.02.22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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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6·3 지방선거를 100일 앞둔 23일 ‘공천 혁신 선언식’을 갖고 공천 심사에 본격 착수했다.

이정현 공관위원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우리 당은 어느 때보다 위기 상황”이라며 “이번 공천 심사는 전례 없이 독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현직 시장·도지사라는 타이틀만 가지고 아무 비전도 없이 거들먹거리는 악습이 있다면 모두 뿌리뽑겠다”며 “청년들과 계급장 떼고 ‘맞짱 토론’을 해 조금이라도 미흡하다면 망신을 당하고 컷오프(원천 배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위원장은 공관위 독립성 문제와 관련해선 “오늘(23일) 장 대표가 주재하기로 했던 임명장 수여식도 거부했다”며 “장 대표든 누구든 공관위 업무에 조금이라도 관여할 수 없다”고 했다. 최근 일부 공관위원에 대한 자격 논란이 불거지는 데 대해선 “이재명 대통령 등 외부의 거악과 맞서 싸우는 것에는 눈 감고, 내부만 먼지털이식으로 공격하는 세력이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현역 단체장들에게 ‘지옥 훈련’을 시키겠다고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A : “현역 시·도 의원, 시장, 군수, 시·도지사 중에서 마치 당의 주인이 된 것마냥 행태를 보이는 인사들이 있다. 이번 공천 심사를 통해 이런 모습을 싹 바꾸겠다. 아무 비전도 없이 자리만 차지하는 단체장은 우리 당에 필요 없다. 혹독하게 검증해 역량이 미달된다면 아주 개망신을 당하게 될 거다.”


Q : 어떤 식으로 평가하겠다는 건가.
A : “현직 시·도지사뿐 아니라 시장·군수·구청장 등 모든 선출직에 대해 자체 경선을 치르고 올라온 청년 후보들과 계급장을 뗀 ‘맞짱 토론’을 시킬 거다. 또 당선 후 100일 안에 뭘 하겠다는 등의 비전 계획서를 제대로 만들지 못한다면 상당한 패널티는 물론, 심할 경우 공천에서 완전히 배제될 것이다. 여기에 당무감사위원회의 직무 평가 자료와 여론조사, 평판·세평 조사까지 객관적인 평가들도 진행될 예정이다.”


Q : 출마자들의 반발도 있을 것 같다.
A : “나는 누구도 오지 않는 호남에서 무려 9번을 출마해 7번을 떨어진 사람이다. 이번에는 광주시장을 출마하려다가 당의 부름이 있어서 공관위원장으로 왔다. 당에 한 번도 신세진 적도 없고, 피눈물 흘리며 커왔다. 내가 공관위원장으로 있는 한 땅 짚고 헤엄치기 식 공천, 논두렁에서 산삼 줍듯 이뤄지는 공천은 절대 없을 거라고 약속한다.”


Q :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운 오세훈 서울시장 등을 겨냥한 것이란 의심도 있다.
A : “오세훈 시장 관련한 자료는 아직 검토조차 못 했다. 누구를 겨냥한 문제가 아니다. 계파나 파벌에 대해선 털 끝 만큼도 의식하지 않았다.”


Q : 장동혁 대표가 주관한 공관위원 임명장 수여식을 거부했다.
A : “공관위는 대표를 포함해 누구로부터도 완전히 독립된 기관이라는 뜻에서 수여식을 거부했다. 대표가 우위에 있는 것처럼 공관위원에게 임명장을 주는 건 맞지 않다. 오늘(23일) 장 대표가 오찬도 제안했지만 거절하고 공관위원끼리 도시락 까 먹었다.”


Q : 첫 회의(20일) 때 국방색 야전 상의를 입고 나와 화제가 됐다. ‘계엄이 연상된다’는 부정적 반응도 있었는데.
A : “당이 처한 위기 국면에서 양복을 입고 폼 잡고 들어가는 게 싫었다. 죽을 각오로 공천 심사를 하겠단 의지로 입은 것이다. 옷은 남대문 시장에서 5만원 주고 샀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제대로 가동되기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공관위원인 황수림 변호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이던 시절 선거법 재판 1심 변호를 담당했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23일 자진 사퇴했다. 당내에선 서경대 교수인 김보람 공관위원에 대해서도 2022년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청년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다는 과거 이력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Q : 일부 공관위원의 자격 논란이 있다.
A : “황 변호사는 선거법 전문가다. 2021년 국민의힘 가입 후엔 선거법 문제와 관련해 우리 당 의원들을 많이 도와준 걸로 안다. 김보람 교수는 내가 몇 번을 거절당한 끝에 삼고초려해서 데려온 인물이다. (정치 사관학교로 불리는) 일본 마쓰시타 정경숙(松下政經塾)을 4년 만에 졸업한 수재로, 민주당을 진즉 탈당했다. 당에서 레드 카펫을 깔아주고 꽃을 뿌리며 받아들여야 할 사람들을 도리어 공격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 위원장은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이란 거악에 대해선 침묵하고 공천위원들에게 프레임을 씌워서 공격하는 꼴”이라며 “옆에서 아무리 잡아 당기고 흔들어도 목적지까지 끝까지 달릴 것”이라고 했다. 일부 공관위원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친한계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편, 공관위는 이날 6·3 지방선거에서 인구 50만 이상 26개 시·구의 공천을 담당하기로 의결했다. 대상 지역에는 서울 강서·관악·강남·송파·강동구, 대구 달서구, 인천 부평구 등 자치구 7곳과 경기 성남·안양·부천·평택·안산·남양주·시흥·파주·김포, 충북 청주시, 충남 천안시, 전북 전주시, 경북 포항시, 경남 김해시 등 대도시로 분류되는 14곳이 포함됐다. 특례시인 경기 수원·고양·용인·화성시와 경남 창원시 등 5곳도 직접 공천 지역이다.

20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윤용근(왼쪽부터), 최수진, 정희용, 김보람, 송서율 공천관리위원,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 이동건, 이하나, 황수림, 서지영, 곽규택 공천관리위원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김규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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