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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김정은에 보낸 축전서 "세계 평화 촉진하자"…북·중 관계 상향 조정

중앙일보

2026.02.22 22:14 2026.02.22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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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북한 노동당 9차 대표대회에서 김정은이 당 총서기에 재추대됐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23일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김정은의 총비서 추대 소식을 신속히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날 북한노동당 9차 대표대회에서 당 총비서에 재선출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함께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자”는 내용의 당선 축전을 보냈다고 관영 신화사가 보도했다.

시 주석은 축전에서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우의를 강조하며 지정학적 공동 대응을 강조했다. 지난 7차·8차 노동당 대회 축전은 물론 지난달 14차 베트남 공산당 대회 직후 보낸 축전과 비교할 때 북·중 양국 관계를 상향 조정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 주석은 축전에서 “백 년의 변화 국면이 빠르게 진화하고, 국제 정세가 혼란스럽게 얽히는 상황에서, 나는 총비서 동지와 함께 양측의 관련 부처와 지방이 우리가 달성한 중요한 합의를 잘 이행하도록 지도하고, 중·북 우호의 참신한 장을 써 내려가며, 양국 사회주의 건설 사업에 봉사하고, 양국 인민의 복지와 우정을 증진하며, 지역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안정 및 발전 번영을 촉진하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지난 2021년 8차 당 대회 직후 보낸 축전에 담겼던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은 “지역 및 세계 평화”로 대체됐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중앙일보에 “중국이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한반도에 가두지 않고 세계 전략 차원으로 확대해 미국과 한국에 대한 레버리지로 활용하려는 노림수를 이번 축전에 담았다”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발생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한반도 3원칙의 하나로 앞세웠던 한반도 비핵화를 더는 언급하지 않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고 강 교수는 강조했다.

이번 축전에는 김 위원장에 대한 표현도 업그레이드됐다. 별도의 평가가 없었던 2016년 축전과 “북한 노동당원과 북한 인민의 총비서 동지에 대한 신임·옹호·기대”를 언급했던 2021년과 달리 올해는 “당과 정부, 인민의 총비서 동지에 대한 높은 신임과 충심 어린 옹호”라며 “높은, 충심 어린”이란 수식어를 추가했다. 이같은 수식어는 지난달 당 대회에서 재선출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총비서에게 보낸 축전에는 사용하지 않았다.

2016년 6월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이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면담했다. 이 부위원장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했다. 신화통신
당 대회 직후 북·중간 특사 외교도 주목된다. 사회주의권에서는 대선에 해당하는 당 대회 직후 특사를 파견하는 전통이 있다. 지난 2016년에는 이수용 당 부위원장 겸 정치국원이 김정은 특사로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을 접견했지만 2021년에는 신종코로나 격리 정책으로 파견하지 않았다. 또 지난달 29~30일 중국은 류하이싱(劉海星) 당 중앙 대외연락부장을 시 주석 특사 신분으로 하노이에 파견해 또 럼 총비서를 접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류 부장이 노동당 대회 폐막 직후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접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내년 하반기 21차 당 대회를 앞둔 중국은 이번 북한 당 대회에서 김 위원장의 위상 변화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북한 전문가는 “이번 당 대회에서 ‘주석’ 직함을 되살릴 수 있다”며 “이는 김정은이 선대의 유산을 계승하는 단계에서 자신의 시대를 여는 독립 지도자로 격상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 대회 직후 최고 인민회의를 소집해 기존의 국무위원장 직함을 버리고 북한 헌법에 규정된 국가주석에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경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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