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1972년생 베테랑 지도자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세르게이 얄츤 베식타스 감독이 '복덩이' 오현규(25)의 환상적인 골에 무릎을 꿇었다.
튀르키예 '마이넷'은 23일(한국시간) "베식타스의 오현규가 '올해의 골'을 넣었다! 세르겐 얄츤 감독은 믿을 수 없다며 무릎 꿇었다. 신입생 오현규가 믿기 힘든 골로 축구계를 발칵 뒤집어 놨다"라고 보도했다.
베식타스는 같은 날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튀프라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23라운드에서 괴즈테페를 4-0으로 꺾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베식타스(승점 43)는 리그 4위로 올라서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압도적인 승리였다. 괴즈테프(승점 41)는 이번 경기 전까지 4위를 달리고 있던 강팀이지만, 상승세를 탄 베식타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베식타스는 전반 9분 윌프레드 은디디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고, 전반 36분 아미르 무리요의 추가골로 달아났다. 여기에 후반 13분 주니오르 올라이탄의 쐐기골까지 터지며 3-0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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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대승에 마침표를 찍은 주인공은 바로 오현규였다. 그는 후반 29분 오른쪽으로 빠져나간 뒤 박스 안까지 파고들었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키퍼를 뚫어냈다. 각도가 거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골망을 가르며 스트라이커의 자질을 입증한 것.
실제로 오현규의 득점 상황 xG(기대 득점) 값은 0.05에 불과했다. 이는 100번 차면 5번 득점으로 연결되는 상황이었다는 뜻이다. 오현규의 결정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알 수 있다.
비결은 바로 괴물 같은 슈팅 속도였다. 그는 터질 듯한 허벅지 근육을 바탕으로 시속 122km에 달하는 슈팅 속도를 만들어냈다. 이는 쉬페르리그 역사상 지난 20년간 가장 빠른 슈팅으로 공식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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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야 시야흐베야즈'는 "오현규의 골, 쉬페르리그 역사에 남다!"라며 "122km/h는 세계 축구 무대에서도 쉽게 보기 힘든 수치다. 오현규가 단순한 결정력뿐 아니라, 뛰어난 신체 능력까지 갖춘 공격수임을 증명했다. 기술과 폭발적인 파워가 결합된 이 슈팅은 경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고, 각종 데이터 분석 플랫폼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라고 집중 조명했다.
이미 쉬페르리그 올해의 골을 예약했다는 극찬까지 나오고 있다. 마이넷은 "베식타스는 이적생 오현규의 보기 드문 클래식한 골로 황홀경에 빠졌다. 검은색과 흰색의 유니폼을 입은 순간부터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 온 한국인 스트라이커는, 그 놀라운 골로 이미 이번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를 장식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편파와 중립을 가리지 않고 모두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 이 비범한 슈팅은, 팬들에 의해 즉각 '올해의 골'로 선언됐다. 소셜 미디어에서 수없이 공유된 그 황홀한 순간은 베식타스 팬들을 기쁨에 넘치게 했고, 상대팀 팬들에게서도 박수갈채를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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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규의 원더골을 본 얄츤 감독의 리액션도 화제를 모았다. 그는 머리를 감싸 쥐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그대로 무릎 꿇었다. 말 그대로 충격받은 모습이었다.
마이넷은 "얄츤은 정신을 잃고 무릎을 꿇었다! 경기장 위 선수들만큼이나 벤치의 흥분도 볼 만했다. 그는 오현규의 멋진 슈팅이 골망을 흔드는 순간, 그야말로 넋을 잃고 말았다"라며 "골의 충격과 엄청난 기쁨으로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은 얄츤은 자리에서 일어난 뒤 미친 듯이 코치진들과 기쁨을 나눴다. 믿을 수 없다는 눈빛과 상징적인 세레머니는 온라인에서도 가장 많이 공유됐다"라고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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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현규는 이번 득점으로 베식타스 123년사 최초 기록까지 세웠다. 그는 데뷔전부터 환상적인 바이시클킥으로 데뷔골을 뽑아내며 눈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두 번째 경기였던 바삭셰히르전에서도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베식타스 합류 11일 만에 두 경기에 출전해 모두 골을 터트린 것. 이는 2005-2006시즌 아이우통 이후 20년 만이었다. 오현규의 화려한 데뷔 활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괴즈페테전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데뷔 후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베식타스 역사상 최초의 선수가 됐다.
득점 후 팬들 앞으로 다가가 손가락 세 개를 펴보인 뒤 베식타스 엠블럼을 두드렸던 오현규. 그는 경기 후 "베식타스에 오기 전부터 매 경기 골을 넣는 모습을 상상했다. 지금까지는 그걸 해내고 있다. 정말 꿈만 같고, 너무나 기쁘다"라며 "사실 매 경기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며 경기장에 들어선다. 그런 마음가짐이 득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얄츤 감독도 오현규를 향해 극찬을 쏟아냈다. 그는 "오현규는 개성이 넘치는 훌륭한 선수다. 인성도 매우 뛰어나며 아주 겸손하다. 끝까지 싸우고, 몸을 아끼지 않는 선수다. 축구선수가 갖춰야 할 모든 자질을 갖춘 선수"라며 "오현규에겐 베식타스가 필요하고, 베식타스엔 그 같은 선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