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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의 방패' 2주 남았는데…정부, 돌연 축소 제안

중앙일보

2026.02.23 01:22 2026.02.23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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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연합연습을 앞둔 2023년 3월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아파치 헬기가 계류되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내달 9일 시작하는 한·미 자유의 방패(FS) 연합연습을 코앞에 두고 대규모 실기동훈련(FTX)을 최소화하거나 하지 않는 방안을 미 측에 제안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임박한 통보에 미 측은 난색을 표했고, 한·미 군 당국은 반드시 필요한 기동 훈련은 진행하는 쪽으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23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미 측에 올해 FS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주가 되는 지휘소 연습(CPX) 위주로 진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통상 FS는 본 연습 일주일 전부터 위기관리연습(CMX)을 시행하는데, 이는 내달 3일께 시작할 예정이었다.

앞서 정부는 이달 초 올해 연합연습 기간 FTX를 최소화하는 방침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초 예정했던 여단급 이상 대규모 FTX는 5건 안팎으로, 이 역시 지난해(16건)의 3분의 1 수준이다. 동시에 대대급 이하 소부대 기동훈련 위주로 진행하고, 대규모 기동훈련은 아예 진행하지 않는 방안도 거론됐다. 다만 국방부는 FS 기간 훈련 건수가 줄더라도 연간 횟수·규모가 축소되는 것은 아니고, “연중 분산 시행”한다는 입장이었다.

군 당국은 이달 중순 이후 이런 방향을 주한미군 측에도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군 당국의 반응을 보면, 정부는 연합 연습의 본류인 CPX에 방점을 두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 측은 CMX 시행을 1~2주 앞두고 계획했던 FTX를 조정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특히 이미 기동훈련을 위해 외부에서 전개한 인원·병력의 예산·배치 문제 등을 들어 난색을 표명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한·미가 조정에 난항을 보이며 FS 실시와 관련한 언론 발표가 3월 초로 늦춰지는 방안까지 거론됐다.

한 소식통은 23일 오후 “꼭 필요한 FTX는 진행하는 쪽으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FS 시행 시점, 규모, 방안과 관련해선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연합연습(CMX) 시행을 일주일여 앞둔 시점까지 미 측과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자체가 한·미 간 이견이 크다는 뜻으로 읽힌다.

정부의 대규모 기동훈련 최소화 기조는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 시도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남북군사 합의에는 군사분계선(MDL)에서 5㎞ 내의 여단급(옛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 훈련을 전면 중단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최근 잇달아 담화를 낸 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김 부부장은 민간인 무인기 침투 사태와 관련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유감 표명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정부 내에선 4월 미·중 정상회담 시기에 맞춰 북·미, 남북 정상회담의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FS 기간 기동훈련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있었다.

한·미가 대규모 실기동 훈련을 진행하면, 북한도 병력을 최전방 아래로 내리는 등 일정 부분 대비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북한이 민감해하는 실기동 훈련을 대북 유화 메시지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부 내에 있는 것이다. 다만 이는 한·미 갈등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 때도 남북 유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연합연습 기간 시행했던 FTX를 대대급 이하로 축소하거나 유예했던 전례가 있다. 당시 군 당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등을 명분으로 들었다.

정부 내 군사 훈련 축소와 관련한 기류는 이재명 정부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와 충돌한다는 지적도 군 내부에선 나온다. 국방부는 하반기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작권 전환을 위한 목표연도를 받아내는 것을 추진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임기와 한·미 동맹 75주년 등을 고려해 2028년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선 상·하반기 연합연습 기간에 미래연합사의 완전운용능력(FOC) 관련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한·미 군 당국의 입장이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FS는 지휘소 연습(CPX)으로 FTX(기동훈련)와는 별개”라며 “FS 연습은 정상 시행할 예정으로, 우리 군의 미래연합사 완전운용능력 검증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유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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