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나란히 소속팀을 옮긴 축구대표팀 최전방 스트라이커 후보 오현규(25·베식타시)와 오세훈(27·시미즈 S펄스)이 나란히 득점포를 터뜨리며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무력 시위를 펼쳤다.
튀르키예 쉬페르리그로 이적한 오현규는 3경기 연속 득점포를 터뜨렸다. 23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튀프라쉬 스타디움에서 열린 괴즈테페와의 2025~26시즌 23라운드 홈경기에서 소속팀 베식타시가 3-0으로 앞선 후반 29분 쐐기골을 터뜨려 4-0 완승에 쐐기를 박았다. 팀 동료 바츨라프 체르니의 패스를 받은 뒤 상대 페널티박스 오른쪽 모서리 안쪽에서 오른발로 강하게 때렸다. 발끝을 떠난 볼은 시속 122㎞로 빨랫줄처럼 뻗어나가 키퍼의 손끝이 닿지 않는 골대 왼쪽 상단 구석에 정확히 꽂혔다.
유럽 겨울 이적시장에서 헹크(벨기에)를 떠나 베식타시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오현규의 3경기 연속 골. 새로 합류한 선수가 3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한 건 1903년 창단한 베식타시의 123년 역사를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득점 직후 오현규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손가락을 펴 하나, 둘, 셋을 차례로 세는 세리머니로 3경기 연속 골을 자축했다.
대표팀 최전방 경쟁자 오세훈도 쾌조의 골 감각을 과시했다. 지난 21일 일본 시즈오카에서 열린 비셀 고베와의 J1리그 3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10분 결승골을 터뜨려 소속팀 시미즈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팀 동료 가즈키 고주카가 얻어낸 페널티킥 찬스에 키커로 나서 상대 골대 왼쪽 하단에 정확히 차넣었다.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5개월 단기 임대 조건으로 마치다 젤비아에서 시미즈로 건너온 오세훈이 3경기 만에 터뜨린 마수걸이 득점포다.
포지션은 같지만 두 선수의 득점 방정식은 서로 다르다. 오현규는 상대 위험지역을 상하좌우로 폭넓게 누비며 찬스를 만들어낸다. 빈 공간을 파고들어 슈팅 기회를 창출하는 스타일이다. 오세훈은 최전방 한가운데서 버티는 포스트 플레이가 강점이다. 지난 2024시즌 전 소속팀 마치다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공중볼 경합 253개를 기록해 J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177개로 3위였다. 올 시즌 역시 3경기를 치른 현재 18회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J리그에서 ‘공중전의 왕자’로 통하는 이유다.
축구대표팀에서 두 선수가 경쟁하는 원톱 스트라이커는 아직 붙박이 주전이 정해지지 않은 포지션이다. 지난해 A매치 평가전에서 여러 선수들이 번갈아 출전 기회를 얻었지만 누구도 ‘합격’ 도장을 받지 못했다. 윙 포워드가 주 포지션인 손흥민(LAFC)이 A매치에서 최전방으로 활동 무대를 옮겨 뛰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는 이유다. 또 다른 원톱 경쟁자 조규성(미트윌란)이 23일 리그 경기 도중 무릎을 다쳐 후반 교체 출전 후 16분 만에 그라운드를 떠나는 돌발 악재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오 형제’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조규성은 4년 전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 원정 16강행을 이끌며 주목받았지만 이후 장기 부상에 시달렸다. 2024년 5월 무릎 수술을 받은 직후 발생한 합병증으로 무려 15개월간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다 지난해 가까스로 복귀했다.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28일 영국 런던 인근에서 코트디부아르(아프리카), 4월 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오스트리아(유럽)를 상대로 A매치 원정 평가전을 치른다. 각각 월드컵 본선 A조에서 맞붙을 남아프리카공화국(3차전), 유럽 플레이오프 D조 승자(1차전·미정)와의 맞대결에 대비하는 매치업이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 확정을 앞두고 실질적인 마지막 테스트 기회인 만큼 오현규와 오세훈이 저마다의 장점을 살려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홍명보 감독에게 행복한 고민을 안겨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