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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99% 마쳤는데 6년째 멈춰선 ‘부마선’ 무슨 일이

중앙일보

2026.02.2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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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경남 김해시 내덕동 장유역 진입로에 출입금지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안대훈 기자
경남 김해에는 지은 지 5년이 되도록 전철이 오지 않는 역(驛)이 있다. 김해 내덕동 장유역이다. 역진입로엔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고 쓴 입간판만 덩그러니 서 있었다. 역 바로 앞 쉼터도 잡풀만 무성했다. 그 사이로 빈 플라스틱병, 라면 용기 등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다. 역 주변도 허허벌판이었다.

장유역은 부산과 경남을 잇는 ‘부전~마산 복선전철(이하 부마선)’의 한 구간이다. 2021년 상반기 역사(驛舍) 건물과 내부 시설이 들어섰다. 하지만, 정작 부마선이 개통하지 않아 이처럼 방치되고 있다. 장유역 완공 직전 해인 2020년 3월 부마선의 낙동 1터널 구간에서 지반 침하 사고가 발생하면서다. 이후 부마선 공사는 사실상 멈췄다. 전체 공정률은 현재 99%다. 불과 1%를 남겨둔 채 개통이 지지부진한 것이다. 벌써 6년 가까이 됐다.

부마선 개통을 손꼽아 기다린 지역민 원성은 크다. 부마선이 부산·울산·경남을 ‘1시간 생활권’으로 묶을 핵심 광역철도망이어서다. 부산 부전역에서 김해 신월역까지 32.7㎞ 구간을 신설, 경남 창원 마산역까지 총연장 51.1㎞를 연결한다. 개통하면 마산역에서 부전역까지 기존 1시간 30분에서 30분대로 이동 시간이 준다. 곧이어 부전역에서 동해선으로 환승하면 울산까지도 1시간대다. 총 사업비만 1조5766억원(민간투자 1조4303억원 등)이다.

부산에 사는 이모(30대)씨는 “부전역에서 전철을 타면 창원까지 30분이면 도착할 텐데 개통이 안 돼 3년째 자가용으로 출퇴근 중”이라며 “출·퇴근에만 (차량 정체 등으로) 1시간 30분씩 왕복 3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사고 복구 작업은 막바지라고 한다. 그런데도 개통 시기는 불투명하다. 국토부와 사업시행자(스마트레일㈜)가 사고가 난 터널의 피난 통로 공사를 두고 이견을 보여서다. 기존 원안에 국토부와 사업시행자는 낙동강 아래를 지나는 상·하행 지하 터널을 피난 통로로 연결, 한쪽 터널에서 사고가 나면 승객이 반대편 터널로 대피하게 할 계획이었다.

현재는 사업시행자가 피난 통로 대신 안전문 형태의 격벽형 대피 통로를 만들어 사고 발생 시 이 통로를 통해 승객이 인근 역까지 대피하는 방안을 국토부에 요구 중이다. 이곳 피난 통로 4개 중 아직 짓지 않은 2개의 시공 구간이 앞서 지반 침하 사고 지점과 지반 여건이 비슷해 또다시 붕괴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반면, 국토부는 격벽형 대피 통로가 우리나라 철도 방재 시스템에 도입된 적이 없다는 등 이유로 원안을 고수 중이다. 시공 기준·매뉴얼도 없어 안전성 여부를 담보하기 어렵단 것이다.

이처럼 부마선 개통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부·울·경을 ‘광역경제권’으로 묶는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사고 복구공사 등으로 수차례 공사 기간이 연장됐는데,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또 실시계획을 변경(20차)해 공기가 올해 12월까지로 1년 더 늘었다. 경남도는 ‘부분 개통’(마산역~부산 강서금호역)을 요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6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경남 타운홀 미팅’에서 “국토부는 해결하는 길을 알아보고 비용 문제가 있다면 선 개통하고 후 정산하는 등 순서를 바꿔서라도 속도를 내 달라”고 말했다.





안대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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