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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이어 엘리엇도 뒤집었다…1600억 배상 취소 승소

중앙일보

2026.02.23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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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가 론스타에 이어 23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에 손해배상금을 포함해 약 1600억원(현재 기준)을 지급하라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정을 3년 만에 뒤집고 승소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근거로 PCA 판정을 ‘관할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집요한 법리 다툼 끝에 얻어낸 반전의 결과다. 영국 법원의 중재판정 취소 인용률이 3%에 불과하단 점을 감안하면 이번 승소는 막판 대역전극으로 평가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번 승소 판결로 정부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기존의 원 중재판정은 더는 유지될 수 없게 됐고 사건은 중재절차로 환송됐다”며 “국가 재정 부담을 방지하고 국제투자분쟁(ISDS) 대응의 원칙을 확인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8년 7월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승인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국민연금공단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하는 등 압력을 행사해 총 7억7000만 달러(약 1조1117억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2018년 국제투자분쟁을 제기했다. 합병 당시 엘리엇은 삼성물산 주주였는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승계 작업을 위해 한국 정부가 국민연금공단을 동원해 삼성물산에 불리한 비율로 합병이 이뤄지도록 했다는 주장이었다.

엘리엇의 중재 신청에 대해 PCA는 한국 정부의 책임을 인정했다. PCA는 2023년 6월 “한국 정부가 엘리엇에 130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엘리엇의 청구금액 대비 7%만 인용한 판결이었지만 법무부는 이를 수긍하지 않고 재차 법적 다툼에 나섰다. 2023년 7월 중재지인 영국 법원에 PCA의 중재판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국민연금공단이 합병에 찬성하는 의결권을 행사한 것은 국가기관의 조치가 아니고, 이에 따라 한·미 FTA에서 규정한 국제투자분쟁 제기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논리였다. 이는 엘리엇이 제기한 중재 판정에 대해 PCA는 판단할 권한 자체가 없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 역시 취소돼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2025년 7월 영국 고등법원은 항소심에서 한국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1심 법원에서 각하한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1심 법원으로 환송하면서다. 한국 정부 입장에선 PCA의 재판 관할권 여부를 재차 다툴 기회를 갖게 됐고, 이후 반년이 넘는 법적 절차 끝에 이날 배상 판정에 대한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무부는 “향후 환송 중재절차에서도 최선을 다해 국익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정진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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