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더불어민주당에서 24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추진하고 있는 ‘사법개혁 3법’에 대해 “헌법 개정 사항에 해당될 수도 있는 중대한 내용이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국회를 설득하겠다”는 뜻을 23일 밝혔다. 3법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점을 직접 언급한 것이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알다시피 이번 법안들은 대한민국 사법부가 생긴 이래 8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사법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그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독일의 경우를 예로 들고 있지만, 우리 헌법은 독일과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며 “그렇기 때문에 공론화를 통해 각계각층 전문가의 의견과 국민 의견을 폭넓게 듣고 충분한 토론을 거쳐서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점을 국민들과 국회에 거듭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는 재판소원의 모델로 거론되는 독일에서는 연방헌법재판소가 헌법상 연방법원의 우위에 있어 한국의 헌재, 대법원과는 헌법상 관계가 다르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독일에는 일반·행정·노동·사회·재정 분야별로 5개의 대법원(연방최고법원)이 있고, 그 아래에 지방법원(1심)과 고등법원(2심)이 있다. 확정판결 이후에도 자신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느끼는 경우 연방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
독일은 우리의 헌법과 비슷한 기본법에서 사법권을 연방헌재와 연방법원이 행사한다고 정하고 있다. 반면에 대한민국 헌법은 대법원을 ‘최고 법원(101조 2항)’으로 규정하고 있어, 대법원을 넘어서 재판을 하게 하는 재판소원법은 실질적 ‘4심제’ 도입으로 위헌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법왜곡죄 역시 독일에 도입돼 있다는 점이 입법 근거가 됐다. 다만 독일에서 법왜곡죄(형법 339조)는 나치 정권이 끝난 후 나치 부역 판사를 처벌하거나, 서독과 동독 통일 후 동독에 부역했던 판사를 처벌하는 등 과거사 청산 목적으로 적용됐다. 법왜곡죄는 판사나 검사가 특정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결과를 내기 위해 법리를 왜곡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조계 원로인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1일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만나 “법왜곡죄는 문명국가의 수치”라며 “판사가 재판을 잘못했다고 처벌하는 건 재판 제도 자체를 부인하는 것과 같다”고 직격했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원에서 여러 차례 우려 의견을 냈는데도 국회에서 (사법개혁 3법을) 강행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라는 질문에는 “대법원에서는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국회를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 설득하고 의견을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