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3일 전남광주·대구경북·충남대전 지역의 행정통합을 위한 3개 특별법을 심의했으나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처리를 보류했다.
법안 단독 처리가 가능한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오전 법사위 회의를 다시 열어 추가 논의를 진행한 뒤, 같은 날 오후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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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대구경북·충남대전 통합법 심의 보류
해당 특별법들은 새로 출범하는 통합특별시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를 부여하고, 국가 재정 지원과 교육자치 등에 대한 특례를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남광주 통합특별법에는 조선산업 중점 지원과 민주시민교육 진흥 특례가, 대구경북 통합특별법에는 원자력·소형모듈원자로(SMR) 클러스터 조성과 세계문화예술 수도 조성 방안이 포함됐다. 충남대전 통합특별법에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광고물 표시를 조례로 자율화하는 내용과 국방 클러스터 조성 및 입주 기업에 대한 특례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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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국가 백년대계” 국힘 “졸속 입법”…공방 격화
민주당은 당초 이날 3개 법안을 일괄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국민의힘이 ‘졸속 입법’이라며 반발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을 향해 “자기들이 (통합)할 때는 좋고 대통령이 하자고 하면 반대하는 청개구리 심보”라며 “충남대전은 찬성했다가 대통령이 얘기하니까 반대하고 있다. 국가 백년대계를 두고 이러는 게 어디 있느냐”고 비판했다.
반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통합 방향성은 옳다고 보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너무 졸속으로 처리하려 한다”며 “포상금처럼 4년간 20조원 지원하겠다고 한다. 국민 혈세로 하는 것이기에 지역 간 형평성을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24일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소속 충남도지사와 대전시장이 반대하고 있는 충남대전 통합특별법을 제외하고, 전남광주·대구경북 통합특별법을 우선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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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투표법·상법 개정안, 여당 주도로 법사위 통과
이날 법사위에서는 6·3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기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안과 기업의 자사주 원칙적 소각을 의무화하는 이른바 ‘3차 상법 개정안’이 민주당 주도로 통과됐다. 국민의힘은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투표법 개정은 2014년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앞서 헌재는 국민투표 공고일 현재 주민등록이 돼 있거나 재외국민으로서 국내거소 신고가 된 경우에만 투표인명부에 등재하도록 한 조항에 대해, 재외국민의 투표권을 제한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개정안은 재외국민의 국민투표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며, 국회가 헌법 개정안을 의결한 날부터 30일 이내의 직전 수요일에 국민투표를 실시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의 동시 실시를 제안하며 관련 법 개정을 촉구해왔다.
민주당은 재외국민 투표권 보장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국민의힘은 제동을 걸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내일모레 헌법을 개정하는 것도 아니고 국민투표법을 이런 식으로 해도 되겠냐”고 ‘날치기’라고 비판했다.
상법 개정안은 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할 경우 1년 이내 소각을 원칙으로 하되, 임직원 보상이나 우리사주 제도 운영 등 일정한 사유가 있고 이사 전원이 서명·날인한 보유·처분 계획을 매년 주주총회에서 승인받는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하도록 했다. 또 전기통신사업법 등에 따라 외국인 투자가 제한되는 기업은 법령 준수를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시행일로부터 3년 이내 자사주를 처분하도록 규정했다.
민주당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개정 취지라고 강조했으나, 국민의힘은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 등 ‘기업 사냥꾼’의 공격에 대응할 최소한의 방어 수단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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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 예고…사면금지법은 계속 심사
민주당은 24일 본회의에서 국민투표법 개정안과 3차 상법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전면적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예고해 법안 처리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법사위는 이날 내란·외환죄를 저지른 자에 대한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는 이른바 ‘사면금지법’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나, 추가 심사를 이어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