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로 논란을 빚고 있는 쿠팡의 해롤드 로저스 한국법인 임시대표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하원에 출석했다.
로저스 대표는 이날 워싱턴DC 레이번 하원 빌딩에서 열린 미국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 비공개 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청문회는 법사위 산하 행정·규제개혁·반독점 소위원회 주관으로 진행됐다.
그는 회의장에 들어서며 “오늘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 “한국 소비자들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을 받았지만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앞서 공화당 소속 짐 조던 법사위원장과 스콧 피츠제럴드 소위원장은 로저스 대표에게 보낸 소환장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와 불필요한 장벽 생성을 피하겠다는 내용으로 최근 트럼프 행정부와 무역 합의를 했음에도 표적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 정부가 쿠팡을 표적으로 삼고 미국인 임원을 기소하려는 움직임은 최근 약속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밝혔다.
로저스 대표 역시 이날 비공개 증언에서 한국 정부가 자신과 쿠팡을 차별적으로 대우하고 처벌을 시도해왔다는 점을 강조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쿠팡은 그간 미 의회를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 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청문회 역시 쿠팡을 엄호하고 한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성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로저스 대표와 쿠팡은 정보 유출 규모 축소 및 증거 인멸, 국회 청문회 위증, 산업재해 은폐 등 여러 의혹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번 청문회는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 122조와 301조 등 대체 수단을 활용해 새로운 관세 부과를 시도하는 상황과 맞물려 한미 통상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한국 정부는 이번 사안을 한미 간 ‘외교적 현안’으로 볼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쿠팡 측의 로비를 받은 미 의회가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구도로 사태를 다루고 있다는 시각이다.